스위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75%에서 –0.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금리인상 조치는 지난 200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스위스 통화인 프랑은 1.7% 급등하며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7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할 예정인 점 등도 스위스 중앙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아울러 스위스 중앙은행은 그간 통화 강세 억제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번 성명에서는 관련 언급을 없앴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멜라니 데보노는 “수입 물가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통화 강세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변화는 글로벌 상품 가격 상승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얼마 전만 해도 프랑의 강세가 국가 수출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게 중앙은행의 입장이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태도가 바뀐 셈이다.
다만 스위스의 전반적인 경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스위스 중앙은행은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 외에는 “비교적 부정적인 영향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상이 확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억제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작년 12월 이후 5차례 연속해서 금리를 올렸다. 이에 따라 영국의 기준금리는 1.25%로, 2009년 1월(1.5%)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잉글랜드은행은 “필요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빅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에 9%에 달하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헝가리 중앙은행도 이날 1주 예금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