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경기도 의장 출마 민주 염종현 의원과 사이후이(死而後已)

2022-06-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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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광교 신청사 전경 [사진=경기도의회]

일반적으로 출마(出馬)는 선거에 나서는 것을 말하지만 과거엔 말을 타고 전쟁터로 나간다는 뜻이었다.
 
전쟁터로 가기 위해 ‘말을 마구간에서 몰아내 온다’지만 출전(出戰)의 뜻도 담겨 있다.
 
그런가 하면 장수가 창을 휘두르며 적을 향해 말을 타고 힘차게 달려 나가는 것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소설 ‘조웅전’의 번창출마에서 유래했다. 

오늘날에는 ‘선거전’에 나간다는 의미로 굳어졌지만 말이다.
 
선거에 입후보하는 것이 살아 돌아올 보장이 없는 전쟁터로 나가는 장수의 심정과 비슷하겠기에 그렇다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으레 출사표를 낸다.
 
과거 적을 징벌하기 위해 군대를 일으키며 임금에게 올리던 것이 국민들, 혹은 유권자로 바뀌었을 뿐이다.
 
출사표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제갈량이 위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떠나면서 촉한의 2대왕 유선에게 바친 표문(表文)이다.
 
진나라 이밀이 무제에게 올린 ‘진정표’, 당나라 사상가 한유가 쓴 ‘제십이랑문‘과 함께 중국 3대 명문 중 하나로 꼽힌다.
 
내용은 삼고초려로 자기를 기용한 유비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표시한 뒤 그의 아들인 유선에게 올바른 치국의 길이 무엇인지 눈물로 진언하는 글을 적고 있다.
 
승산이 희박한 전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비장하고 솔직한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표문의 내용에는 “전력투구하고 죽고 나서야 그만둔다는 각오로 출정합니다”라는 표현도 있다.
 
사이후이(死而後已)는 온 몸이 부서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죽음에 이르도록 정성을 다한다는 의미다.
 
결국 죽음을 각오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피력이다.
 
더불어민주당 염종현 경기도의원(62·부천1)이 엊그제 제11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출사표도 던졌다.
 
출사표엔 “경험과 능력의 크기가 다른 의장, 소통과 경청의 의장, 협치의 시대에 필요한 맞춤형 의장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또 "경기도의회 156명 성공시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성공시대, 1390만 경기도민의 성공시대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번창출마 사이후이(死而後已)는 아니더라도 비장함이 묻어난다.
 
지난 민선 7기 경기도의회 의원수 135대7에서 이번 도의원 선거는 78대78 여야 동수로 경기도의회를 이끌겠다는 선언 속에는 반드시 민주당 의원이 의장이 돼 같은 당 김동연 지사에게 힘을 보태겠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어 그렇다.
 
염 의원은 이밖에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뜨거운 쟁점이었던 경기도의회 경기북도 추진위원회 설치도 강조했다.
 
60년 넘게 지지부진한 경기분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승산이 희박한 전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삼국시대 장수의 비장하고 솔직한 심정과 비슷하게 들린다.
 
염 의원은 그러면서 주요 공약으로 △경기도 연합정부 △지방의회법 제정 추진 △초선의원 의정지원 TF팀 구성과 1인 1정책지원관제 실현 △경기도의회 공약 점검 및 이행기구 구성 운영 △의정활동 홍보 수단 및 예산 확대 △도의회 사무처장 개방형 직위 변경 임용 등을 제시했다.

이번에 출사표를 낸 염 의원은 4선 도의원으로 9대 후반기 문화체육관광위원장, 10대 의회 교섭단체 전반기 대표의원, 경기도당 직능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반면 국민의 힘 소속의원은 아직 출사표를 던진 이가 없다.
 
다만 3선 김규창 의원(67·여주시2)과 같은 3선인 남경순의원(66·수원시1)이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경기도의회 회의규칙상 의장은 의결에서 표결권을 가지며 찬성과 반대가 같으면 부결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돼 있다.
 
또 회의규칙 2장에 따르면 의장과 부의장은 의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며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해당자가 없을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2차 투표를 하게 되며 2차 투표에도 해당자가 없으면 최고 득표자와 차점자가 각각 의장과 부의장을 맡게 된다.
 
최고득표자가 2명 이상이면 결선투표를 실시해 의장을 정하게 된다.
 
만약 여기서도 득표수가 같으면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염 의원의 출마로 민선 8기 경기도의회 상반기 의장 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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