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엠아이텍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보스턴사이언티픽(BSX)에 매각된다. 당초 예고했던 시점보다 협상이 길어지며 일각의 우려도 있었지만, 주당 1만4500원으로 시장 관측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선에서 거래가 성사됐다. 비혈관 스텐트 시장에서 국내 1위 기업인 엠아이텍은 향후 북미 시장 진출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수자인 보스턴사이언티픽은 엠아이텍의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혈관 스텐트 시장 확대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가 보유한 엠아이텍 지분전량을 보스턴사이언티픽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시너지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엠아이텍 주식 2008만주(64.01%)이며, 매각 금액은 주당 1만4500원으로 총 2912억원 가량이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주식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거래상대방 및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는 보스턴사이언티픽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진행된 엠아이텍 인수전에는 미국의 보스턴사이언티픽, 일본의 올림푸스 등 2개사가 참여했다.
엠아이텍을 인수하는 보스턴사이언티픽은 내시경, 비뇨기, 심장, 신경, 심혈관 등 다양한 의료기기를 제조·판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되어 있으며 시가 총액은 68조4334억원(약 5조300억 달러, 주당 35달러 기준)에 육박한다. 지난해 매출은 약 15조3497억원(약 1조1888만 달러, 원·달러 환율 1291원 기준)으로 직전 연도(9913만 달러)와 비교해 19.9% 증가했다.
보스턴사이언티픽은 비혈관 스텐트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꼽힌다. 다만 일본 등 일부 시장에서는 수작업 방식으로 생산되는 엠아이텍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엠아이텍 인수 이후 비혈관 스텐트 1위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엠아이텍 역시 북미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장에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지난해 엠아이텍은 매출 503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상당수는 북미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북미 시장 매출액 비중은 8%에 불과하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엠아이텍을 2016년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한 이래, 전문성과 역량 있는 외부 인재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하고 내부 경영시스템 고도화를 꾀했다. 회사 측은 이번 거래 역시 이러한 성장세에 대한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의 인수의향을 바탕으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보스턴사이언티픽 측은 엠아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크로스&훅 방식의 제조 방법, 비만 스텐트, 세계 최초 생분해 스텐트 물질 등의 R&D를 활용하여, 글로벌 비혈관 스텐트 시장을 더욱 크게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번 매각으로 최대주주였던 시너지이노베이션은 10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지난 2016년 동아쏘시오그룹으로부터 엠아이텍 지분 98.96%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8년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회사를 상장시켰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235억원이었다. 상장 당시 350만주의 구주매출을 통해 157억원가량을 회수했던 점을 고려하면, 300억원을 들여 이번 매각 금액까지 3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시너지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금번 매각 거래를 통해, 회사 성장과 발전에 또 다른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기존 사업의 역량강화를 추진해 나감과 동시에 연관된 신규 사업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해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증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