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폐업 위기 딛고 숨은 명소로"…스마트 기술로 부활한 광장시장 상인들

2022-06-13 18:00
  • 글자크기 설정

디지털 전환으로 재도약 성공한 광장시장 상인 4인 인터뷰

"스마트오더 사업 덕 봤다"...손님도 매출도 '쑥'

 

맞춤한복집을 운영하는 범준이네 김재순 대표가 매장 내 맞춤 한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나경 기자]


“코로나 이후 폐업까지 고민할 정도로 막막했는데, 처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광장시장의 원단 골목이 시장 내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며 상인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코로나 이후 손님 발길이 뚝 끊기며 고사 직전의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감한 도전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주경제가 13일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광장시장 원단골목 상인 4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소 28년에서 4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김상미 실로암 대표, 김재순 범준이네 대표, 이경순 패션리더스 대표, 편선례 모나리자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2년 전만 해도 급격히 줄어든 매출로 인해 장사를 접으려 했었다.

그러던 중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선정돼 스마트오더 앱·웹 기반 지원을 받아 온라인 홍보에 첫발을 뗐다.

온라인 사이트가 구축된 이후에는 상인회와 소상공회의 도움을 받아 각 매장을 홍보하는 홍보영상을 제작해 사이트 내 링크로 걸어놨다. 맞춤형 의류가 어떻게 제작되고, 어떤 원단을 활용하는지 온라인 고객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다.
 

김상미 실로암 대표가 매장에 마련된 한복 원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나경 기자]

 
“스마트오더 지원 사업 덕 봤다”...옷 맞추려 해외서도 찾아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유튜브와 모바일 웹사이트를 보고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이 늘었다. 먹을거리를 즐기기 위해 광장시장을 찾던 젊은 고객들도 이젠 원단 골목을 직접 들러 부모님 선물과 혼수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이 모든 반응이 여전히 새롭고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광장시장에서 28년 동안 맞춤 양복점 패션리더스를 운영해온 이경순 대표는 “그간 정부에서 전통시장을 살리겠다고 내놓은 정책들이 실질적으로 와닿은 경우가 없어 처음엔 모든 게 반신반의였다. 하지만 스마트오더 사업 이후 손님이 하나 둘 늘더니 얼마 전엔 여든이 넘은 어르신까지 유튜브를 통해 저희 매장을 접하고 아들과 함께 옷을 맞추러 직접 찾아오는 것을 보고 온라인의 힘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여성 맞춤복 전문점을 운영 중인 편선례 모나리자 대표는 “요즘은 기성복으로 인해 맞춤복을 찾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멀리 지방에서도 방문 예약을 해주시는 분들이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젊은 손님들이 매장을 찾아주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맞춤 한복집을 운영하는 범준이네 김재순 대표와 실로암 김상미 대표도 요즘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재순 대표는 “40년간 사업을 이어오면서도 매장이 협소하고 인터넷을 잘 활용할 줄도 몰라서 온라인에 가게를 홍보할 엄두가 안 났었다. 그런데 정부와 상인회 지원으로 요즘은 일본과 미국에서도 한복을 맞추기 위해 매장을 찾아준다”고 했다.

김상미 대표도 “큰 한복 대여점이나 온라인 광고 업체들에 밀려 많이 위축됐었는데,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몸소 느끼고 있다. 특히 한복 제작 시 필요한 모든 원단과 원자재를 시장 내에서 구입해 사용하다 보니 우리 매장뿐만 아니라 다른 매장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답했다.

 

맞춤 양복점을 운영하는 이경순 패션리더스 대표가 양복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나경 기자]

 
“디지털 전환 혁신, 모두가 누릴 수 있게...정부 지원 넓혀야"

여성 맞춤복 전문점을 운영 중인 편선례 모나리자 대표가 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나경 기자]


상인들은 이제 새로운 꿈이 생겼다. 시장 내 공유 스튜디오를 설치해 더 많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자신들과 같은 변화를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포부다.

편 대표는 “저희만 잘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광장시장 전체가 살아야 모두가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복점을 운영하는 김재순·김상미 대표는 “120년 전통 광장시장 원단 골목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가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시장 맞춤형 디지털 전환 기술 지원을 위한 지원에 앞장서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광장시장이 100년이 넘은 전통시장임에도 여전히 먹자 골목만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기회에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원단 시장도 같이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스마트오더 사업과 같은 기초 기술 사업을 전통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입 및 지원해주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1개의 댓글
0 / 300
  • 120년 전통 광장시장이 20~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한복 원단의 전성기로
    다시금 돌아오기를 기대하고요
    대형 기업내지는 업체들에 의하여
    침체기인 우리 광장시장이 거듭 다시금 활기찬 분위기를 펼칠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고 지자체가 활성화 되도록 범국민운동도 전개되고 힘써 주셨으면 합니다
    그 전에는 결혼식을 가면 한복 입어 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제는 내 혼주외에는 한복을 찾아 볼수 없어 안타깝고요
    오천년 역사가 사라지는게 아닌가도 싶읍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요
    계속적으로 한복에 관심 부탁드립니다
    항상감사합니다

    공감/비공감
    공감:4
    비공감: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