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CPI 발표 앞두고 S&P500·나스닥 2% 넘게 폭락

2022-06-1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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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도 '빅스텝' 공포…미국·유럽 투자 심리 위축

상하이 재봉쇄 두려움…유가 120달러 맴돌아

9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부터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보이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아울러 10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2% 넘게 하락하는 등 주요 지수가 폭락했다. 
CPI 발표 앞두고 시장 혼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8.11포인트(1.94%) 하락한 3만2272.7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7.95포인트(2.38%) 밀린 4017.8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32.04포인트(2.75%) 떨어진 1만1754.2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모두 하락했다. △임의소비재 -1.96% △필수소비재 -1.5% △에너지 -2.3% △금융 -2.61% △헬스케어 -2.29% △산업 -1.97% △원자재 -2.39% △부동산 -2.29% △기술 -2.72%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2.75% △유틸리티 -2.44% 등을 기록했다.

이날 주가 하락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인지 아니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야 하는지를 두고 혼란스러워했다. CPI를 통해 인플레이션 상승이 확인될 경우 연준은 50bp(1bp=0.01%포인트)에 달하는 빅스텝을 계속해서 밟을 가능성이 높다. 

크레셋 애셋 매니지먼트 LLC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잭 애블린은 "역사적으로 고용 수치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무대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블린은 인플레이션이 3월에 정점을 찍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 ECB는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바람직하지 않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고, 백악관은 10일 발표되는 CPI 수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일의 10년 물 국채 금리는 1.47%를 찍으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10년 물 국채 금리는 1.6bp 오른 3.046%를 기록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달 처음으로 2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26을 넘어섰다. 

높은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붕괴로 인해 최근 몇 개월 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일부 경제 데이터는 성장 둔화를 나타냈다.

선트러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전략가인 마이클 스코델레스는 "현재는 해독하기 어려운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미국 경제나 세계 경제에 대한 명확한 시각을 갖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S&P500지수는 최고치에서 16% 넘게 하락했으나 최근 저점에서 반등한 뒤 몇 주간 횡보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주에는 2% 넘게 하락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매니저인 앤드류 슬림먼은 "더 높은 유가와 더 높은 식품 가격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충격을 견딜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서 힘든 시기를 보낼 수는 있지만 주가가 연말에는 지금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기술주는 메타 플랫폼이 6.4%, 아마존이 4% 넘게 급락하는 등 내림세를 보였다. 애플의 주가는 3.6% 하락했다. 

카지노주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5.6%, 카이사르엔터테인먼트는 3.8% 하락했다.

핀둬둬가 9.6% 폭락하는 등 중국 기술주가 최근의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나스닥이 약세를 보였다. 

보잉은 4% 이상 하락하며 다우지수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통화 정책 회의를 열고 오는 7월에 금리인상을 시작하고 9월에도 추가 인상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CB는 2022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기존의 5.1%에서 6.8%로 상향 조정하고 성장 전망을 낮췄다.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71% 떨어진 1만4198.80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40% 하락한 6358.46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1.54% 하락한 7476.21로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1.70% 내린 3724.45로 종료했다.
 
상하이 재봉쇄 공포…유가 120달러 맴돌아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8센트(0.3%) 떨어진 배럴당 121.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33센트(0.2%) 하락한 배럴당 123.2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3개월래 최고치 근처에서 머물고 있다. 중국의 5월 수출은 3083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9% 증가했다. 코로나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일부 공장이 재가동된 영향이다. 올해 1월 이후 가장 빠른 성장이며, 시장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그러나 재봉쇄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상하이 민항구는 오는 11일 관내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할 계획이다.  검사 기간에는 민항구를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오안다의 애널리스트인 제프리 할리는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오늘 상하이 지역이 폐쇄될 것이란 소식이다"라며 "코로나 제로 정책이라는 중국의 또 다른 약점에 대한 두려움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오늘날 아시아의 모든 이익을 제한하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뉴스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크게 후퇴하지 않았다는 점은 공급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나타낸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 휘발유 재고 감소는 유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휘발유 재고가 80만 배럴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높은 휘발유 가격에도 불구하고 메모리얼 데이(미국 현충일)로 시작된 운전 시즌에 사람들이 대거 여행에 나선 영향이다. 

ING의 리서치 책임자인 워렌 패터슨은 "운전 시즌으로 인해 향후 몇 달간 휘발유 수요가 높아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것을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5월 말 메모리얼 데이부터 9월 초 노동절까지를 휴가기간으로 잡으며, 이 시기를 운전 시즌(드라이빙 시즌)이라고 부른다.

미국 금 선물은 0.2% 하락한 1852.8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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