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주용 기업은행 부행장 "IBK 디지털 혁신 원년…궁극적 목표는 고객가치 실현"

2022-06-02 06:00
  • 글자크기 설정

박주용 IBK기업은행 부행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박주용 기업은행 디지털그룹장(부행장)은 여러 부서를 두루 거친 전략통이다. 올해 초부터는 IBK기업은행의 디지털부문을 이끌고 있다. '쉽고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IBK'를 만드는 게 목표다. 1일 아주경제와 만난 박 부행장은 올해를 그간 기업은행이 마련해 온 '디지털 혁신' 중장기 계획의 큰 틀을 실행하는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규제산업의 큰 틀 안에서 안정적인 사업 영위가 가능하던 과거의 금융권과 달리 미래 환경에서는 '디지털 전환' 없이는 생존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와 인터넷은행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 역시 저마다 비대면 채널을 앞세워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기업은행만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게 박 부행장의 목표이자 포부다. 이를 위해 어떠한 상품이 다양한 니즈의 고객들과 접점을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여러 시도를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에 방점을 둔 기업은행의 특성을 살려 기업고객에게도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원에 앞장서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모든 디지털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에 있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아래는 박주용 부행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디지털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5개월여가 지났다. 그간의 소회가 있다면.

"사실 그동안 여신이나 기업, 전략 쪽에 오래 있었고 글로벌도 경험했다. 디지털에 발을 담근 지는 이제 5개월 정도 됐다. 디지털의 한 축인 업무 자동화 같은 경우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인 만큼 익숙한데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가상화폐 등 신사업 부문은 여전히 배워나가는 중이다."

-IBK의 디지털부문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최근 가장 큰 고민이 뭔가.

"요즘 영업점에 잘 방문하지 않고 앱을 통해 거래하는 고객이 많은데 이러한 성향의 고객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부서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 채널에서 움직이는 고객 관리와 영업이 저희의 역할로 다가온 것이다. 이를테면 정기예적금을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영업점에선 하다못해 상품, 또는 정보 등을 주는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데 앱 고객들은 이런 과정이 없다. 이제는 디지털 고객에 대해서도 영업을 해야 한다. 고객 관리뿐 아니라 여전 관리도 포함이다. 

또 한편으로는 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 MS(점유율)가 23% 가량 되는데 기업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 디지털 뱅킹' 혁신 프로젝트를 올해 시작했다. 오는 10월 말까지 해서 전체적인 UI/UX를 개선할 예정이다. 또 개인고객보다는 아무래도 기업고객들이 영업점에 가는 빈도가 훨씬 많을 텐데 상당부분을 디지털뱅킹 쪽으로 끌어들여서 영업점에 가지 않아도 디지털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가짓수를 많이 늘리고 여러 앱 상 서비스를 한 채널로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2023 디지털 경영 중장기 플랜'을 보면 당장 내년까지 디지털 고객 8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목표치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복안이 있는지.

"현재 기업은행의 개인고객은 1600만명으로 이 중 실제 이용고객들은 520만명 정도 된다. 나머지는 기업은행에 적을 두면서도 비활성화된 고객으로, 우선 이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또 디지털고객의 정의를 보수적으로 책정(비대면 상품 가입 또는 거래의 50% 이상을 디지털로 이용)해 목표로 정한 수치가 800만명이다. 사실 목표치 달성까지 갈 길이 먼 것은 맞다. 왜냐하면 과거 오프라인 영업을 할 때 했던 다양한 프로모션들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초 데이터 기반으로 한 타깃 마케팅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를테면 은행에서 고객에게 이벤트/푸시알림을 보냈을 때 고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반응하는 시간과 요일은 언제인지, 나이대는 어떠한지 분석을 하는 것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금리 관련 이벤트를 했을 때의 고객 반응, 치킨 등 경품 이벤트를 했을 때의 패턴을 가지고 20대 젊은층들이 금리에 민감한지, 경품에 민감한지, 또 업무시간 이후에 유입되는지 이런 분석들을 해서 유의성 있는 자료를 끌어내고 이를 실제 업무 상에 반영하는 것이다. 또 기업 고객 대상으로는 아무래도 상품보다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세무관리나 알파 서비스 등 재무·세무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주용 IBK기업은행 부행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기업은행 앱 상에 신용점수 올리기, 내 차 팔기 등 다양한 생활금융서비스가 탑재되고 있다. 기업은행 특성 상 앱에서의 생활금융서비스를 언뜻 떠올리기 쉽지 않은데.

"중소기업 지원에 방점을 둔 기업은행 이미지 자체를 탈피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기업은행 주 고객들이 중소기업 직원들인 만큼 이들이 궁금해하는 건 일반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실제 IBK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자의 70% 정도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거래하고 있다. 또 근로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이 월급을 가지고 생활하는 만큼 주거래은행인 기업은행과 같이 가야 저희도 좋은 거다. 그러기 위해선 선순환 개념으로 궁금한 서비스들, 좋은 서비스를 선보이려 한다."

-올해 초 정식 오픈한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자산관리 'i-ONE 자산관리' 서비스 반응은 어떤가.

"IBK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자의 경우 현재는 60만명(5월 셋째주 기준) 정도인데 연내 150만 고객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본부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월 평균 10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단순 고객 유입뿐 아니라 좋은 서비스를 탑재하면 이용자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전에 기업은행의 라이벌을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와 같은 빅테크를 언급하신 걸로 안다. 어떤 측면에서 빅테크를 기업은행의 라이벌로 보고 계신 건지.

"은행의 디지털 서비스는 아무래도 선입견이나 장벽이 있는 반면 빅테크는 이용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 같다. 카카오 등을 보면 채널에서 계좌로 연결되고 이러한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다. 유연성이나 사업 추진에 있어서의 의사결정 측면에서 보더라도 제약이 덜 돼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만 은행은 고유 영역이 있는 만큼 어떻게 보면 경쟁자(라이벌)라기보다는 이들을 보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대면채널이 기본으로 깔려있는 것도 은행 만의 무기다. 기업은행의 경우 영업점이 전국에 600개가 넘는다. 대면채널에서의 역할도 충분히 있다. 과거 지점에 사람이 몰렸을 때는 업무 처리하는 데 골몰했다면 이제는 업무자동화로 업무 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디지털화하면서 방문 빈도 수가 적어지니 이제는 더 디테일한 상품 추천과 고객 응대가 가능하다. 그런 틀에서 보면 은행 영업점이 아예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디지털화가 진전되면 그에 따른 영업 기회가 확대돼 비대면만 갖고 있는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기업은행은 싸이월드 상에 메타버스 영업점인 'IBK도토리 은행'을 오픈하고 'AI 상담원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과 기술의 시너지, 어떻게 보고 있나. 

"우선 싸이월드 내 'IBK도토리은행'은 일종의 가입 채널(통로)이다. 플랫폼에서 직접 거래가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링크로 은행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거래 건수는 첫 2주 동안 2000좌 정도 개설됐고 5월 셋째주까지 4800좌 가까이 이뤄졌다. 개설 후 방문고객 수는 8만4000명 정도다. 현재는 네이버에도 입점을 한 상태다. 이처럼 창구 역할을 하는 신규 채널들을 많이 확충하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고객이 모르고 찾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역시 기술 고도화로 은행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의 통화 음성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상담에 필요한 정보를 직원에게 제공하는 '상담지원 AI 서비스'도 도입했다. 향후에는 AI 기반의 음성봇도 준비 중에 있다."

-국책은행이자 중소기업 지원이 주 역할인 기업은행 DNA, 기업 디지털 지원에도 반영되나.

"기업들은 수익비용 관점에서 효용성 여부를 따진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업종에 따라서도 시각이 다르다. 제조업의 경우 자동화(생산성 향상)에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서비스업은 신규 고객 확충에 포커스가 있다. 서비스업은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야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업은행 입장에서 다양한 니즈의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은행의 디지털 전략과 관련해 강조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은 각 분야 별로 해오던 디지털 관련 부분들이 전사적으로 정립됐고 디지털 전략 체계 역시 중장기 관점에서 잘 갖춰진 상태다. 그동안 틀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실행 원년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 가치를 실현하는 것인 만큼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발굴하려고 한다. 특히 기업은행은 기업 디지털뱅킹에서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있지만 '초격차 유지'의 큰 틀에서 가치를 담아 잘 준비하고 있는 만큼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박주용 IBK기업은행 부행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