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의 토끼소주. [사진=세븐일레븐]
주류 시장을 놓고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프리미엄 소주를 앞세워 곰표맥주 열풍을 주도한 CU에 도전장을 냈다. CU는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끈 크라운맥주를 소환하며 맞불작전을 펴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주류 경쟁에 기름을 부은 곳은 GS25다. 올 상반기 주류 시장을 달궜던 일명 박재범 소주로 불린 '원소주' 판매 소식을 전하면서다.
GS25는 올해 7월부터 프리미엄 브랜드인 '원소주' 판매에 나선다. 원소주는 가수 박재범씨가 설립한 원스피리츠가 제조한 프리미엄 증류주다. GS25는 타사보다 먼저 소비자 이목을 끌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팝업스토어가 바로 그것이다. GS25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1주일간 부산에서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GS WON)’을 운영한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신제품 '원스피릿' 출시를 기념해 기획됐다. 팝업스토어의 이름도 GS25와 ‘원소주’의 의미를 담아 ‘지에스 원’으로 명명했다.
GS25 매장에서는 ‘원소주’ 한정판 제품 총 3만병만 판매한다. 이중 2만1000병은 다음 주 여는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다. 나머지 9000병은 GS리테일 온라인 주류 플랫폼인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오는 31일부터 주문을 받는다.
GS25 원소주 홍보 이미지.[사진=GS25 ]
세븐일레븐도 주류 경쟁에 가세했다. 세븐일레븐은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인 '토끼소주'를 들여와 국내 최초로 오프라인 판매에 나선다. GS25의 원소주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토끼소주는 2011년 브랜든 힐 토끼소주 대표가 한국 전통 양조장에서 영감을 받아 귀국 후 뉴욕의 주조장에서 처음 만든 술이다. 뉴욕 고급 한식당을 중심으로 선보인 토끼소주는 한인사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다. 현재 뉴욕 내 음식점 100여곳에서 판매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토끼소주 외에도 이른바 임창정 소주로 불리는 '소주 한 잔'을 7월 출시, 시장 선점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소주 한 잔은 양조업체 '조은술세종'이 가수 임창정씨와 협업해 만든 전통 소주 브랜드다.
곰표맥주 열풍의 주역으로, 경쟁에서 우위에 서 있는 CU는 수제맥주 라인업을 한층 강화해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CU는 다시 한 번 '추억 마케팅'에 나선다. 우선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가 1952년 출시한 '크라운맥주' 판매를 지난 25일부터 시작했다. 1993년 단종된 제품을 약 30년 만에 소환한 것이다. CU가 2020년 곰표, 말표, 양표 등 장수 브랜드와 손 잡고 출시한 이색 수제맥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포석이다.
CU의 크라운맥주[사진=CU]
또한 CU는 이달에만 노동주, 스마일리 맥주, 막표 배 에일캔 등 10여종의 수제맥주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처럼 잇달아 편의점 업체들이 주류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의 성장세와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면서 편의점 맥주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앞서 CU가 지난해 대한제분과 협업을 통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 10만개, 1주일 만에 30만개가 전량 완판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물량을 15배 늘려 300만개를 공급했지만, 공급 2주 만에 모두 팔려 나갔다. 실제 CU의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은 3년 연속 세 자릿수에 이른다. 여기에 여름철은 편의점의 주류 성수기라는 점도 경쟁을 부추긴 요인이다. 1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만큼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편의점에서 술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했다"며 "이러한 수요 증가에 더해 여름철은 편의점에서 음료와 함께 주류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인 만큼 업체간 경쟁도 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