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관련 시정연설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치러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당색인 파란색에 가까운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 의석이 있는 중앙 통로로 지나가며 의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악수했다. 통로 가까이에 서 있던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눈을 맞추며 악수에 화답했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지나가는 동안 기립해 박수를 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약 14분 40초간 추경안 처리와 함께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연설을 이어갔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영국 처칠 총리와 노동당 당수였던 애틀리의 파트너십을 거론했을 땐 국민의힘 의원들을 필두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여야는 윤 대통령의 연설에 총 18회의 박수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과 여야 3당 지도부가 추진하던 만찬 회동이 무산된 것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려있던 상황에 비하면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시정 연설이 마무리된 셈이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문제 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상황에서 치러진 시정연설이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같은 모습에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야당 의원님들께 감사하다"며 "민주당 의원들께서 대통령 연설이 끝나자마자 퇴장하지 않고 (대통령이) 야당 의석에 돌아올 때까지 남아서 기다린 점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시정연설 앞서 가진 국회의장단 및 여야 지도부와 가진 사전환담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환담 자리에 함께한 참석자에 따르면 한 참석자가 윤 비대위원장을 향해 '취임식 사진'을 언급하며 "사진도 잘 찍혔던데"라고 했다. 이 참석자가 언급한 사진은 취임식 당일 외빈 초청 만찬에서 윤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말한다. 사진 속에서 윤 위원장은 김 여사를 향해 파안대소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제 부인에게 (윤 위원장이) 왜 웃었냐고 물었더니 '파평 윤씨 종친이기도 한데 잘 도와달라'고 윤 비대위원장에게 말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윤 비대위원장도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여사가 '시댁이 파평 윤씨이고 시아버님이 '중(重)'자 항렬로 위원장님과 항렬이 같다.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 환담 자리 참석자는 "취임식 만찬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사전 환담 분위기가 풀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