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독소조항' 24조 엇갈린 시각..."인력 제한 기준이 문제"

2022-05-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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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확대, 결국 검찰과 비교할 수밖에...세 자릿수는 돼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른바 '독소 조항'이라 불리는 공수처법 24조를 놓고 윤석열 정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간에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사건 이첩 요청권을 규정한 해당 조항에 대해 "지금까지 처장 자의적으로 요청한 적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공수처법상 수사처 검사 인원을 제한한 조항이 '독소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1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수사기관으로서 미숙했던 이유로 '인력난'을 들었다. 김 처장은 "검사 정원은 2300명, 경찰은 15만명에 달한다"며 "통상 검찰 수사관은 검사 숫자 대비 3배를 드는데 저희도 그 기준이 되려면 75명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 이첩 요청, 자의적으로 행사한 적 없어"
김 처장은 윤 정부가 '독소 조항'이라고 말한 공수처법 24조 삭제 가능성에 대해선 "수사 이첩 요청권은 정당하게 행사됐다"고 토로했다. 공수처법 24조 1항은 공수처장이 수사 진행 정도·공정성 논란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해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을 요청하면 해당 수사기관은 응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김 처장은 "(정부가 말하는 공수처 개혁이) 공수처 우선 수사권을 폐지하고 검경과 같이 수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공수처법 24조 1항이 지금까지 자의적으로 행사된 적은 없다"며 "지금까지 행사된 두 건도 정당하게 행사된 것이고, 후임 처장이 오더라도 이 조항은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이 말한 두 건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특채 의혹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외압 의혹 사건이다. 김 처장은 "조희연 교육감 사건은 공수처가 수사 성과를 보이기 위해 경찰의 공을 가로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오히려 이쪽으로 사건을 가져와 욕을 더 먹었다. 기소도 못했다"고 부연했다. 
 
'공수처 개혁' 대상은 수사처 검사 인원 제한 
그러면서 공수처법 '독소 조항'은 24조 1항이 아닌 '공수처 인원 제한을 둔 조항'이라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개혁 대상이 되는 이유로 인력 문제가 크다"며 "세 자리 숫자는 돼야 제대로 운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법 8조에 따르면 수사처 검사는 7년 이상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고, 검사 직에 있었던 사람은 수사처 검사 정원 중 2분의 1을 넘을 수 없다고 돼 있다. 또 수사처 검사 임기는 3년으로 하고 3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김 처장은 "현직 검사들도 공수처 검사에 대해 '임시직 계약직에 왜 가느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며 "저희가 검사 모집을 해도 현직 검사 지원자가 1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수처법 24조 1항 가동에 대해 투명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장이 사건 이첩 요청할 때 심의하는 기구가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불투명하게 이첩 권한을 설정하는 것보다 국회에 사후적으로 보고하는 방식 등 국민 신뢰를 얻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출범한 지 1년 4개월 된 공수처가 수사기관으로서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이 아닌 인력 부족 문제만 토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공수처 폐지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제 발 저린 공수처가 제도상 허점만 짚고 나온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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