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스마트폰] ① 스마트폰 대체하는 안경, 42조원 규모 AR 글라스 시장 활짝

2022-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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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까지 1580만개 보급...시장 규모 42조원

외국어 자동 번역하고, 다양한 시각 정보 제공

삼성전자, 구글, MS, 메타 등 글로벌 기업 주목

구글, 자동으로 통·번역하는 AR 글라스 콘셉트 공개

10년 만에 다시 꺼낸 AR, 스마트폰 사용 경험 확대

글로벌 AR글라스 시장 전망 [그래픽=김효곤 기자]

과거 휴대폰은 어디서든 전화를 걸 수 있는 기능에 초점을 맞춰 작고 가볍게 바뀌며 휴대성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휴대폰 성능이 강화되고, 정보 기기로 활용되면서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대화면과 고해상도를 채택하는 추세다. 나아가 화면을 더 크게 만들면서 휴대성도 확보할 수 있도록 화면을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했고, 화면을 감아서 보관하는 롤러블 스마트폰 역시 연구되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업계에서는 향후 스마트폰 화면은 스마트 글라스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을 직접 만지거나 화면을 볼 필요 없이 각종 정보가 눈앞에 표시되는 형태다. 스마트폰으로 받은 문자 메시지를 화면이 아닌 눈앞에서 확인하고, 내비게이션도 실제 도로 위에 겹치게 표시해 길을 안내받을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손에 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보를 보면서도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 현장이나 일터에서도 원격 지원을 받으며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2027년까지 42조원 시장···글로벌 빅테크 기업 총집결
리포트링커가 올해 3월 발간한 '글로벌 스마트 AR 글라스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출시된 AR 글라스 수는 25만5600개로 추산되며, 2027년까지 1580만개가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은 80.3%다. 현재 미국이 전 세계 시장을 62% 차지해 가장 규모가 크지만 중국 역시 2027년까지 매년 99.1% 성장할 전망이다.

또 다른 보고서 'AR·VR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서는 2027년 시장 규모를 331억6000만 달러(약 42조3972억원)로, 2020년부터 연간 16.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게임, 보건의료, 교육, 군사 등을 주요 활용 분야로 꼽았다.

오늘날 AR 글라스가 가장 많이 쓰이는 영역은 산업 현장으로, AR로 구현한 3D 콘텐츠를 실제 현실에 덧입혀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이른바 혼합현실(MR) 기술이다. MR 기기 시장은 현재 전체 AR 글라스 시장에서 32.1%를 차지하고 있으며, MR 기기는 우주항공, 정비,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 작업자에 대한 원격 지원이나 시각적 정보 제공에 쓰이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점차 일상에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메타(전 페이스북)는 현재 소셜미디어에 특화한 스마트 글라스를 출시해 일상생활을 다른 사용자와 더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했으며, 2024년까지 홀로그램 형태의 AR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이용해 친구 아바타를 현실 공간에 구현해 대화를 하거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글은 최근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AR 글라스 초기 모델과 콘셉트 영상을 공개했다. 안경을 착용한 사람이 외국어로 된 메뉴판을 바라보면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로 번역된 상태로 보이며, 대화 시에도 상대방 말이 안경에 텍스트로 표시된다. 삼성전자 역시 AR 글라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자동 번역이나 길 안내 등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AR 게임 '포켓몬 고'로 이름을 알린 나이언틱 역시 이러한 제품을 출시할 전망이다.

AR 글라스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던 기존 방식을 웨어러블 기기로 확장한 형태로, 스마트폰 화면을 세상 밖으로 꺼낸다. 특히 현실과 가상의 융합을 통해 맥락에 맞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우리 경험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AR 글라스 다시 꺼낸 구글, 스마트폰 경험 일상으로 확대

구글이 공개한 AR 글라스 실시간 통역 기능 콘셉트 영상 [사진=구글]

구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차세대 AR 글라스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맥스 스피어 구글 제품 매니저의 표현을 빌리자면 "온 세상에 자막을 다는 일"이다.

핵심 기능은 자동 번역이다. AR 글라스를 착용하고 외국어로 된 문장을 보면 자신의 언어로 자동 번역해준다. 또 외국어를 쓰는 상대방과 대화할 때는 언어를 자동으로 통역해 이를 안경알에서 문장으로 보여준다.

출시 일정이 예정되지 않은 콘셉트 영상이지만 AR 글라스를 일상에 적용할 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정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그간 구글은 구글 렌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검색, 이미지 탐색, 몰입형 지도 등 다양한 제품에 AR를 구현해왔다"며 "AR를 더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에 가깝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번역 기능에 우선 집중한 이유로는 언어는 인간을 서로 연결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청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서로 쉽게 소통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시험한 초기 제품 콘셉트 중 하나는 그간 구글이 쌓아온 번역이나 음성인식 기반 필사 기능을 AR 글라스를 통해 눈앞으로 옮긴 셈이다.

구글은 2011년 AR 글라스 '구글 글라스'를 공개하고, 이듬해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프리즘 형태의 화면을 통해 눈앞에 각종 정보를 보여주는 장치다. 여기에 터치패드나 동작 인식 센서 등을 통해 화면을 조작할 수 있으며, 골전도 스피커를 통해 음성 정보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당시 기술적 한계로 고해상도 화면을 구현하기는 어려웠다. 해상도는 640x360으로 당시 스마트폰 해상도(풀 HD) 대비 9분의1 수준에 그쳤고,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로 음성인식 기술이나 자동번역 등 기능은 탑재하기 어려웠다.

장착된 카메라는 사생활 침해 우려도 낳았다. 카메라를 통한 상시 촬영은 몰래카메라 등으로 악용될 수 있고, 영화나 도서 등에 대한 저작권 침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시애틀에 있는 레스토랑 5포인트 카페는 구글 글라스 착용자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AR 콘텐츠에 시선을 빼앗긴 사용자가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에 노출될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중적인 출시는 현재까지 미뤄진 상태다.

구글이 이번에 공개한 AR 글라스는 이러한 논란과 타협해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글은 올해 1월에도 AR 헤드셋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공개하며 메타버스와 산업 관련 시장에 대한 제품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 헤드셋은 전용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를 갖춘 독립형 제품으로 인터넷 연결을 통해 무선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I/O에서 새롭게 공개한 AR 글라스가 해당 프로젝트의 연장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글이 제시한 비전은 스마트폰 중심의 사용자 경험을 일상에서 더 가까운 분야로 확장하고, 화면 안에만 갇혀 있던 정보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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