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法 대응 가능 기업 10곳 3곳...경제단체 "시행령 조속히 개정해야"

2022-05-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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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단체들이 윤석열 새 정부 출범 직후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관련 법을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은 10곳 중 3곳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모호한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 수위 완화 등을 강조하며 시행령 개정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 69%, ‘법 이해하기 어려워 대응 힘들다’···80.2% ‘경영에 부담’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가 지난 3월 31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순회설명회에 참여한 5인 이상 기업 930개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00일 기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30.7%가 중대재해법 내용을 이해하고 대응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68.7%는 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특히 기업 중 80.2%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경영에 부담이 안 된다'는 응답은 18.6%에 그쳤고 '기타·무응답'은 1.2%였다.

대응을 위한 조치 여부에는 응답 기업 중 63.8%가 아직 조치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기업은 14.5%, 조치했다는 기업은 20.6%였다.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50인 이상 기업에서도 조치했다는 응답 비율은 28.5%에 그쳤다.

중대재해처벌법 중 보완이 시급한 규정으로는 '고의‧중과실 없는 중대재해에 대한 면책 규정 신설'(71.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복수로 선정한 정부의 정책 과제로는 '업종별 안전매뉴얼 배포'(64.5%), '명확한 준수지침'(50.1%), '안전투자 재정·세제 지원'(38.8%)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은 2024년부터 5인 이상 49인 이하 소기업에도 적용된다"며 "안전보건관리 역량이 떨어지는 중기업과 소기업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법 부작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총, 6개 항목 수정안 마련···16일 관계 부처에 건의서 제출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는 16일 관계 부처에 중대재해법 6개 항목 시행령 개정에 대한 건의서를 제출한다고 15일 밝혔다.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6개 관계 부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경총은 우선 직업성 질병자 기준에 구체적인 '중증도' 마련을 촉구했다. 또 '중대산업재해 사망자 범위 설정'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뇌심혈관계질환 사망 등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지 않도록 시행령에 관련 조문을 신설하고 사망자 범위를 시행령 '별표1'에 따른 급성중독 질병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총은 경영책임자의 대상과 구체적인 범위 설정을 위해 조문 신설도 요구했다. 특히 경영책임자에 적합한 자가 선임되면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이행 책임이 면해지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시행령 4조 '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한 예산'이라든지 '충실히·충실하게 수행' 등은 의미가 모호하다는 주장이다. 

경총은 법률만으로 도급, 용역, 위탁 시 책임 범위도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행령에 제3자 종사자에 대한 책임 범위를 신설하고, 그 범위를 사업목적 수행과 관련성이 있는 도급 등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법률 내 '관계 법령'과 '안전·보건 관계 법령' 범위를 산업안전보건법·광산안전법·원자력안전법·항공안전법·선박안전법 등으로 한정해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이 밖에 중대재해 발생만으로 경영 책임자에게 안전보건교육 수강을 강제하는 것은 과잉 제재라며 시행령에 교육 수강 대상 조문을 신설, 교육 시간을 20시간에서 6시간으로 축소할 것 등을 건의서에 포함시켰다.
 
경총은 "경영책임자 범위와 의무 내용 등을 명확히 하고 과도한 처벌 수준을 완화하기 위해 보완 입법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며 "산업계 애로사항을 종합 수렴한 중대재해법 개정 건의서도 이른 시일 내에 정부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소 한 직원이 방열복을 입고 고온의 열기를 참아가며 고로 앞에서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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