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다. 윤 정부가 대표 슬로건으로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만큼 그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특히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반칙이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윤 정부 초대 내각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을 두고는 공정과 상식보다 '내로남불'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집값 때문에 울지 않는 날 오길"
신혼 1년 차인 30대 장은영씨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며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집 때문에 우는 상황이 더 이상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당면한 문제는 결코 녹록지 않다. 코로나 극복, 부동산 안정, 일자리 창출 등 시급한 국정과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내내 폭등했던 부동산은 정권 말기 안정세를 보였지만 윤 정부의 재개발 공약으로 다시 오름세를 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중년층과 취직을 못한 젊은층은 최근 높아진 물가 탓에 생활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같은 문제의 해결책을 담은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내놨다. 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체제 개편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정책을 재검토하는 등 부동산 세제 대수술을 예고했다.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집값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폭 등이 커지면서 각계각층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30대 주부인 김모씨는 새 정부가 물가 안정과 집값 안정에 신경쓰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장을 봐도 시장 물가가 너무 올라서 폭탄을 맞은 느낌이다. 하루하루 사는 서민은 시장 물가가 직격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정부에서 집값이 말도 안 되게 올랐다. 이번 정부에서는 집값이라도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 직장인 3년차 30대 우모씨는 "직장인이 일하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며 "월급도 오르고, 월급을 모아 집도 사고 싶다. 차기 정부는 '선거를 위한 약속'을 실현하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권리연구원장은 "이번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서민 주거복지 향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면서 사회 격차가 커졌는데, 주택 시장 안정이 중요하다고 봤다"며 "집 없는 서민 주거복지가 향상됐으면 좋겠다. 집 걱정 없이 주거 취약 계층이나 경제적 약자인 서민들이 돈 걱정 없이 평생 동안 작은 공공 분양이나 공공 임대 아파트 공급을 문재인 정부보다 2배 이상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자영업자들의 손실보상 등 문제도 우선 처리 과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번 주 후반 35조원대 안팎의 2차 추경을 발표한다. 전체 34조∼36조원 규모로, 소상공인·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피해지원과 손실보상제 강화, 취약계층에 대한 직접적인 현금성 지원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승희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사무국장은 "모두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부가 피해자들에 대한 상처부터 치유해주길 바란다"며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자나 백신 부작용 피해자 그리고 유족들 등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상당한 스트레스와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차기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은 더이상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로남불' 없어져야"
세대를 불문하고 시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공정과 상식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전에 문제가 됐던 것들에 대해 자신들은 괜찮다는 식의 인식은 부적절하다는 것. 특히 초대 청와대에 입성하는 인사들 중 윤 대통령과 검사시절 인연을 맺었던 검찰 출신들의 배치가 두드러져 '검찰공화국'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잖았다.
취업준비생인 20대 권모씨는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에 맞는 국정 운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최근 청와대 비서관 인사를 보면 '공정과 상식'보다 '내로남불'이 되풀이되는 것 같아 걱정된다"며 "앞으로는 당선인이 강조한 것처럼 실력에 맞게 인사를 하면 공정과 상식에 부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은퇴한 60대 윤모씨는 "공정과 상식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과 상식에 대한 말은 많이 했지만 실천은 잘 안 했던 것 같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번에는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