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 // 노경조·김술기·김정훈 기자 felizkj@
"경제 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함께해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유동성 회수와 산업 비전이 요구된다."
◆"尹정부, 기업에 힘 싣는 방향으로 가라"
정치 원로 및 전문가들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 우선순위와 국정비전의 명확성에 대해 낙제점을 줬다.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데 공감했다. 또 거시경제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새 정부가 기업·민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차별화된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대철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대적 소명을 '공정사회 지향'으로 잡고, 경제 정책을 끌고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순위 10에 오른 만큼 부익부 빈익빈을 해소해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 정부는 기업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갈 텐데 노동 유연성 보장 등을 통해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갑 전 민주당 의원도 기업을 밀어줄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경우에 한해 합법적으로'라는 단서를 붙였다. 한 전 의원은 "차량공유플랫폼 우버가 국내에 처음 진출했을 때 택시업계 반대에 부딪혀 국민들은 편리함을 포기해야 했다"며 "4차·5차 산업에선 기업가들이 새 기술을 갖고 앞으로 나갈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핵심 산업군을 확실하게 선정해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에 들어간 상황에서 거시경제의 틀을 잘 잡아야 한다"며 "산업 구조조정 시기에 미래 산업 부분에서 확실하게 비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관계 및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한 문제라고 판단했다.
◆"시장기능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책 必"
거시경제 안정은 결국 시중에 풀린 돈을 어떻게 회수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안정을 위해 유동성을 잡고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되는 정책들도 정리해야 한다"며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위해 몇십조씩 국채를 발행하면 상당한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재정 의존도를 낯추고 민간과 시장이 움직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 방향을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을 두고는 견해가 엇갈렸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체질'을 언급하며 "주택공급 확대 측면에서 부동산 공약 방향은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도 시장기능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을 설득하고 비판을 이겨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정책이 오락가락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정부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확실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평론가는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기에 들었다. 이 추세에 가속도를 붙일지 보여줘야 하는데 6·1지방선거 이후로 사실상 미뤘다"며 "새 정부 5년의 미래를 보여줘야 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