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물산과 SK에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회사들은 상당한 자사주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쌓아만 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곳이다.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주주들이 자사주의 소각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과 SK에 잇따라 자사주의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이 공개됐다.
이어 최근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운용 대표가 이끄는 라이프자산운용이 SK에 자사주의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지분율은 1% 미만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5만원대의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11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SK도 지난해 33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25만원 선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의 자사주는 전체의 약 12.5% 수준이다. 삼성물산의 전신인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2012년 비상장사의 자사주 취득이 허용되자 이후 대대적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삼성꿈장학재단과 삼성카드, CJ, 신세계, 한솔케미칼, 한솔제지, 한국장학재단이 들고 있는 자사주를 모두 사들였다. 2015년 제일모직 시절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앞두고 또 자사주 취득에 나섰으며, 피합병법인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 주식도 합병 후 자사주로 편입했다.
이어 SK도 자사주 활용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SK C&C(현 SK)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전체 발행주식수의 12%에 달하는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 자사주는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활용한다. 2015년 4월 SK C&C(존속법인)와 SK의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 유통 주식수를 줄여 최 회장의 지분율 감소를 최소화했다.
문제는 옛 SK의 주식이다. 합병 과정에서 SK C&C의 기존 SK 보유주식을 합병신주로 전환해 자사주로 다시 쌓아두고 있다. 합병 직후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하고 지난 2019년에도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 현재 SK의 전체 발행 주식의 24%가 자사주다.
이에 대해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를 소각해야 확실한 중장기적인 주가 부양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향후 자사주 소각 여부가 주주환원정책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