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에스파 성희롱으로 물든 경복고 축제…학교는 발뺌→사과

2022-05-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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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 회장 모교 행사서 봉변

스킨십 시도 등 목격담 온라인 확산

학교 측 "성인지 감수성 교육 할 것"

에스파, 미국 음악 축제 '코첼라'서 공연 [사진=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인 에스파가 서울 경복고 축제를 찾았다가 성희롱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복고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모교다.  

일부 학생이 에스파 멤버들의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만지는 거 빼곤 다했다" 등의 글을 남긴 게 발단이 됐다. 에스파 멤버들이 경호원의 보호 없이 무대에 입장하는 동안 남학생들에게 둘러싸여 힘겨워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에스파가 고등학교 축제에서 봉변을 당한 목격담이 이어지자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하겠다고 전했다.

3일 경복고 홈페이지엔 11줄짜리 사과문이 올라왔다. 학교 측은 SM엔터테인먼트와 에스파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사진 속에는 경복고 개교 101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에스파가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남학생들에게 둘러싸인 채 서로 손을 잡고 행사장 안으로 간신히 이동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한 남학생은 에스파 멤버와 바짝 밀착된 상태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다른 남학생 네 명은 에스파가 서 있던 무대로 올라와 막무가내로 사진을 요청하는 등 몰상식한 행동을 했다. 한 누리꾼은 "(학생들이 에스파를) 만지려고 손을 뻗고 그러니까 선생님이 '만지다가 성추행으로 신고당한다'고 했다"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비상식적인 행동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축제에 참여한 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SNS에 학생들 사이를 힘겹게 이동하는 에스파 멤버 사진을 올린 뒤 "만지는 거 빼곤 다했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학생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멤버 사진에 걸어두기도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논란이 커지자 경복고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성희롱성 게시물은 경복고 학생이 아닌 외부인 소행이란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학교 측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인단 비난이 제기되자 경복고는 사과문을 수정해 다시 배포했다.

경복고 측은 "공연 질서 유지에 노력했으나 일부 학생들이 공연 관람에 성숙하지 못했다. 행사 후 SNS에 공연 사진과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킨 것 같다"고 시인했다. 이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공연 관람 예절과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시행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에스파 성희롱 피해 논란은 젠더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해당 논란을 두고 남초·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여초 커뮤니티에는 어린 남성을 비하하는 은어를 써가며 '잠재적 범죄자들'이라고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반면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학생들이 찍은 사진에 일부 여성 누리꾼이 성희롱 발언을 붙여 허위 게시물을 배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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