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號 출범 1년] '반도체에 진심' LX그룹, 매그나칩 품고 '규모의 경제' 이룬다

2022-05-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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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 외환위기 '빅딜'로 반도체 사업 꿈 못 이뤄

매그나칩, 별도 집무실 둔 LX세미콘과 시너지 기대

구본준 회장이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는 LX그룹의 반도체 사업이 올해 최대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 최대 인수 후보로 LX그룹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LG CEO 시절부터 '반도체에 진심'이었던 구 회장이 의욕적으로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는 LX그룹이 실제로 매그나칩을 품는다면 LX세미콘에서 한층 확장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규모의 경제'를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3일 출범 1주년을 맞는 LX그룹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매그나칩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위해 매그나칩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아직까지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매그나칩은 디스플레이 구동 집적회로(DDI)를 설계·생산하는 업체로, 이 분야 시장점유율 30%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다. 지난해 매출 5900억원, 영업이익 800억원을 기록했다. 매그나칩 본사와 공장은 국내에 있지만 주식은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업계는 미국 상장사 인수를 위해서는 100% 지분 취득이 필요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거래 대금을 1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LX그룹은 현재 LX세미콘이 DDI 사업을 하고 있어서 매그나칩을 인수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구 회장은 서울 양재동에 있는 LX세미콘 사옥에 별도 집무실을 마련해 매주 정기 출근할 정도로 그룹 내 반도체 사업에 애착이 크다. 그에겐 반도체 사업이 '못 다 핀 꿈'으로 여겨진다. LG그룹에서 독립하기 전인 1997~1998년 LG반도체 대표를 지냈지만 당시 외환위기로 인해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반도체를 넘기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을 멈췄다. 이후에도 구 회장은 거부할 수 없던 당시 정부의 빅딜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LX그룹이 매그나칩을 최종 인수한다면 매그나칩은 20여 년 만에 다시 친정인 구 회장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매그나칩은 2004년 하이닉스 반도체(현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집중을 위해 비메모리 부문을 정리하면서 분사한 회사이기에 거슬러 올라가면 LG반도체 식구였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LX그룹을 출범시키면서도 반도체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작년 LG와 계열 분리할 당시 LG그룹 내 유일한 반도체 계열사인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을 그룹에 편입시켰다. 특히 그는 LX홀딩스를 제외하고 계열사 가운데 LX세미콘에만 유일하게 임원(미등기) 직함을 달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신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매그나칩 인수 성공에 사활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신사업은 기업의 미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는 마켓 센싱 역량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속도감 있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 지배구조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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