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코로나19 봉쇄령 충격으로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자 그간 규제 고삐를 조여왔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우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빅테크 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해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회의에서는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강조하면서 플랫폼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화타이증권은 보고서에서 플랫폼 경제에 대한 관리감독이 '특별 단속'에서 '정상화'로 바뀌면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사실상 정책 우려가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의 플랫폼 경제 단속이 정리 수순을 밟으며 막바지에 달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년 넘게 이어진 빅테크에 대한 규제 폭풍의 끝을 고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노동절 연휴 이후 중국 지도부가 알리바바·텐센트·메이퇀·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를 초청해 좌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이 자리에서 기업들에게 추가 시정이나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최근 코로나19 봉쇄 충격으로 올해 중국 지도부가 목표로 설정한 5.5% 성장률 달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빅테크를 단속하던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빅테크가 경제를 살리는 데 역할을 하도록 지원사격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소식에 29일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가 15.7% 상승한 것을 비롯해 텐센트 11.1%, 메이퇀 15.5% 등 빅테크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중국 지도부는 2020년말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무질서한 자본 팽창을 막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본격적으로 빅테크 규제 고삐를 조여왔다. 1년여간 이어진 규제 폭풍에 더해 코로나19 봉쇄령,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 뉴욕증시 퇴출 우려 확산 등으로 빅테크들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빅테크 주가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2020년 10월까지만 해도 300홍콩달러에 가까웠던 알리바바 주가는 현재 102홍콩달러로, 3분의 1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겹악재 속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 기업으로 구성된 항셍과기지수 종목 기업의 예상 순익이 평균 4%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알리바바와 바이두의 향후 12개월 예상순익 낙폭은 각각 4.2%, 8.1%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