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때릴수록 정치적 존재감을 키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처럼, 자칫 청문회가 한 후보자의 정계 데뷔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준수한 외모, 거침없는 화법으로 주목받았다. 1973년 출생으로 40대 장관이다. 만 22세에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하는 등 대중의 관심을 모을 소위 '스펙'은 충분하다.
민주당이 한 후보자 청문회 보이콧을 검토한 것도 그만큼 고민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윤 당선인의 정계 진출 과정이 민주당에게는 트라우마다. 윤 당선인은 2020년 대검찰청 국정감사 등에서 민주당과 난타전을 벌이며 대권 주자 이미지를 구축했다.
당시 그는 감사가 끝나기 직전 정계 진출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퇴임하고 나면, 제가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퇴임하고 나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했고, 이후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약진을 한 바 있다.
당시 윤 당선인이 '조국 사태'로 민주당과 각을 세웠다면,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두고 민주당과 대척점에 선 상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제 2의 윤석열'의 등장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교한 공격을 준비해야 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에도 민주당이 사감에 쌓인 청문회를 하면 외려 흔히 말하는 것처럼 '한동훈 키우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우선 여론전에 전념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 후보자의 과거 언행과 이력, 도덕성 등을 검증해 여론의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가겠다는 복안이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한 후보자에 대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게 아닌가. 여러 불법 거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만사한통'이란 신조어를 만들고, 윤 당선인의 의사결정은 "한동훈이면 '프리패스'일 것"이라는 했다. 이상민 의원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너무 오만하다. 너무 날뛴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