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7.3원 오른 1272.5원에 장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70원을 돌파한 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3월 19일(1285.7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이다.
홍남기 부총리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환율 상승에 대해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개입을 시사했지만, 환율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중국의 베이징 봉쇄 등으로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힌 이후 유로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달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이날 달러 대비 유로 환율은 1.05달러로, 2017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들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으로 한국과 기준금리 차가 줄어들면 달러 가치가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순차적으로 50bp(0.50%포인트), 75bp(0.75%포인트) 인상할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금리 갭은 급격하게 축소된다”며 “이는 달러 가치의 상승을 의미하는데 외환시장은 이미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