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건 배달 외주화에 업계 불만 고조..."소비자·라이더·시장 모두 피해"

2022-04-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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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배달의민족에 이어 쿠팡이츠까지 단건배달 업무 외주화를 공식화하며 업계 곳곳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배달대행업체에선 특정 지역 라이더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배달 라이더들은 수익 안정성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란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라이더 수급 문제가 배달비 인상까지 영향을 끼치는 만큼 단건 배달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지역 배달대행업체와 단건 배달 업무 위탁계약을 맺었다. 쿠팡이츠를 통해 들어온 배달 주문을 지역 배달대행업체가 소속 전업 배달원에게 직접 연계하는 방식이다.

그간 쿠팡이츠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일반인 배달원을 모아 자체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해왔지만, 배달이 몰리는 특정 지역에서의 원활한 배송을 위해 지역 배달대행업체의 힘을 빌리게 된 것이다.

앞서 배민 역시 이달 초부터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단건 배달 배민1 배달 일부를 위탁해 처리하고 있다.

다만 위탁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과 달리 배달대행사 본사가 아닌 지역 배달대행사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고 자사 배달 프로그램을 공유한다.

또 위탁 업무를 맡게 되는 배달 라이더에게 약 3000원 선인 배달비보다 최대 3000원 많은 건당 5000~6000원을 고정으로 지급한다. 라이더의 안정적인 수익보장을 통해 배송이 몰리는 지역을 원활히 관리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를 두고 배달대행업체에선 특정 지역 배달 쏠림 현상이 가중돼 업체 간 라이더 출혈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가뜩이나 배달 플랫폼들의 단건배달 경쟁으로 라이더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프로모션 명목으로 라이더들을 유인하는 것은 배달 시장 전반으로 쩐의 전쟁을 부추기는 꼴이라는 것이다.

한 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내걸고 라이더 유입을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을 당시, 지역 배달대행업체의 배달 라이더 수가 최대 40%까지 빠지기도 했다”면서 “이번 업무 이행이 안정적인 라이더 확보에는 효과를 볼지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결국 배달 라이더 경쟁과 배달비 인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배달 라이더들은 배달 플랫폼사들의 외주화가 결국 책임 회피를 위한 꼼수라는 입장이다. 플랫폼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 라이더가 아닌 지역 배달 라이더를 활용할 경우, 책임을 지는 대상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민과 쿠팡이츠의 외주화 시도는 지금까지의 실시간 배달료 정책과 클라우드 소싱 방식 등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꼴”이라면서 “배달 라이더간의 가격 경쟁 사이에 배달대행업체 지사장까지 엮여 단체교섭 시 어려움이 커질 뿐만 아니라 추후 기사들의 배달료까지 낮추려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 배민·쿠팡이츠가 추이를 살핀 뒤 단가를 낮추기가 쉬워질 것이라는 게 박 위원장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처음엔 고정단가로 5800원 주고 배달이 잘 빠지면 비수기엔 5000~4000원까지 금액을 계속 내릴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배달 기사들의 처우는 계속 악화되고, 이는 곧 소비자 부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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