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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뜨겁다. 삼성자산운용이 1위 자리 지키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빠르게 뒤를 쫓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해외 ETF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국내 최초로 ETF 시장에 진출한 삼성자산운용이 그간 쌓아온 신뢰와 수익률을 기반으로 ‘ETF 명가(名家)’ 자리에 있었으나 ‘신흥 명가’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투자 상품들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서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73조7890억원을 기록 중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국내 ETF 시장 규모는 58조원에 불과했으나 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ETF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현재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올해 안으로 ETF 순자산 총액이 8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두 회사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해외 지수에 투자하는 ETF 상품에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 지수에 투자하는 ETF 상품의 순자산 총액은 6조7967억원에서 올해 18조7699억원으로 176.16%(11조9732억원) 급증했다. 운용사별로 미래에셋운용이 작년 3조7279억원에서 12조7125억원으로 241% 증가할 때 삼성자산운용은 1조6154억원에서 3조657억원으로 89.7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삼성자산운용을 대표하는 국내 시장지수에 투자하는 ETF는 8조7966억원에서 8조2328억원으로 줄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3조8130억원에서 3조5499억원으로 줄어들긴 마찬가지였다. 시장 지수가 하락세를 이어온 탓이다.
해외 투자 ETF 경쟁의 포문을 연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2011년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홍콩거래소에 ETF를 상장했으며 같은 해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Horizons) ETFs’를 인수하며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여기에 2018년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를 인수하면서 8조원에 불과했던 운용 규모를 2021년 말 기준으로는 51조9000억원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도 해외 투자 ETF 공략에 본격 나선 상태다. 이달 1일 미국 특화형 ETF 운용사인 앰플리파이(Amplify) 지분 20%를 사들이며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통해 삼성자산운용은 앞으로 앰플리파이 상품을 아시아에서 출시할 수 있는 독점권을 갖게 됐다.
2014년 10월 설립된 앰플리파이는 지난해 기준 운용자산(AUM) 5조2000억원으로 미국 ETF 업계 30위권인 독립 ETF 운용사다. 블록체인(BLOK)과 온라인리테일(IBUY), 고배당인컴(DIVO) 등 특색 있는 ETF를 선보이는 회사다.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상품 출시 시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 대표(전무)는 “TIGER ETF 상품 중 규모가 가장 큰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홍콩 현지에서 이미 일정 부분 성공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국내 출시를 검토할 수 있었다”며 “상품 개발 측면에서 리포트 등으로 전달받는 것과 달리 직접 회의를 통해 얻는 정보와 상품에 대한 확신 등을 고려하면 시너지 측면에서 단연 최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