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잠시 활기를 보였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숨을 죽이고 버티기에 돌입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3주 연속 보합세(0.00%)를 유지했다. 일부 고가 지역의 중대형이나 재건축 단지는 상승 폭을 유지했으나, 중저가 지역은 대체로 매수 우위 시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급매물 위주로 거래된 탓이다.
목동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큰 양천구도 2주 연속 0.02%의 상승폭을 유지한 반면, 이 외 지역 전반은 하향 안정세 기조를 보였다. 다만 그간 우하향 기울기가 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하락폭을 일부 줄였다. 특히 이달 첫 주 -0.04%까지 하락했던 도봉구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은 한 주간 0.02%p 높아지면서 -0.01%를 기록했고, 노원구 역시 같은 기간 0.02%p 오르며 보합 전환했다. 강북구는 2주 연속 -0.01%의 변동률을 보였다.
앞서 대선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이 곧 상승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 부동산시장 전반의 상승 동력은 약해지는 모양새다. 재건축과 대출 등의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하려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의 행보에 집값 불안 조짐이 확산하자, 인수위는 속도조절론으로 방향을 틀고 집값을 크게 자극하지 않을 공급 대책 위주로 공약 이행 선순위를 옮긴 탓이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서울 고가 지역 중개업소에선 집주인들이 규제 완화 기대감을 유지하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면서 이달 매매거래 빈도도 줄었다.
실제 이날까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공개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308건에 불과하다. 실거래 신고 기간이 30일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4월 한 달 간 거래건수(3655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앞서 서울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해 7월 이후 매월 하락세를 이어가며 올해 2월(811건)에는 1000건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1302건) 대선 이후 일부 회복한 상태다.
KB부동산이 집계하는 서울의 매수우위지수 역시 지난 4월 첫 주(4일) 62.2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셋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11일 만에 60.5로 다시 하향세를 보였다. 매수우위지수(기준선 100)란 주택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많은지,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은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향후 집값 상승세를 예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