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리면 더 잘 팔리는 '에루샤' 지난해 韓서 3조 쓸어담았다

2022-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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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편집팀]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지난해 수차례 가격 인상에도 국내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코로나19 보복소비 여파와 맞물려 명품 시장이 호황을 이룬 데다 연이은 가격인상에 매출과 함께 수익성 개선까지 이루며 큰 폭의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에르메스코리아·루이비통코리아·샤넬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3사의 매출 합계는 총 3조219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2조3955억원과 비교해 약 34.4%, 금액으로는 8239억원이나 증가했다. 에루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7214억원으로 전년(4344억원) 대비 66% 증가하며 매출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루이비통코리아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매출 1조4681억원, 영업이익 3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2%, 98.7% 증가하며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1.6% 증가한 1조2238억원, 영업이익은 66.9% 증가한 2489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에르메스코리아도 지난해 매출 5275억원, 영업이익 170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5.9%, 27.8% 늘었다.
 
3대 명품이 국내에서 높은 실적을 거둔 데는 지난해 팬데믹으로 인한 보복소비 여파가 명품 브랜드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명품 브랜드는 수차례 가격을 올려 왔지만, 오히려 인기 제품들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실제로 루이비통은 지난해 5차례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1월 알마BB 등 가방류 등의 가격을 최대 10% 이상 올렸고, 주요 제품 가격을 높게는 12.6%까지 조정했다.
 
매출 1조원 고지를 2년 만에 다시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샤넬도 지난해 4차례나 가격을 올렸다. 스테디셀러인 클래식백 시리즈는 가장 작은 사이즈 제품이 1105만원으로 시리즈 제품 모두 1000만원을 넘어섰을 정도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실적이 있어야 인기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돈이 있어도 못 사는' 명품으로 통하는 에르메스는 뜨거운 명품 열기에 오는 10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신규 매장을 열며 '영앤리치' 고객 공략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명품 인기가 쉽사리 꺾이지는 않겠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이을지는 미지수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명품 희소성이 감소해 브랜드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해외여행이 풀리고 외식이나 외부활동이 늘어나면서 명품으로 몰렸던 소비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자 이들 명품 브랜드가 본사에 보내는 배당금 액수도 막대하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69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고,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배당금 규모는 1050억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 사회에 대한 공헌은 보잘것없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7억원에 그쳤고, 에르메스는 4억5835만원을 기부금 항목으로 지출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경우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기부금이 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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