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싱가포르,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각국 중앙은행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 통화정책으로 돌아섰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뉴질랜드와 캐나다는 최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렸다. 두 중앙은행이 0.5%포인트에 달하는 큰 폭의 금리인상에 나선 것은 22년 만에 처음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1%로 0.5%포인트 올렸고, 이달 25일부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도 시작한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작년 10월부터 4번의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4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기존 1%에서 1.5%로 올렸다.
영국 중앙은행도 연달아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한 데 이어 오는 5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의 긴축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은 총재 공석 상태에도 불구, 기존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로이터는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금리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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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4월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17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상품 가격 상승이 아시아 전역의 인플레이션을 계속 올려,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문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한국은행이 최소한 두 차례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2015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시하마 도루 도쿄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모습을 더 많이 볼 것 같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그것은 성장을 해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시급한 관심사가 되면서, 긴축 통화정책으로 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덜 매파적인 중앙은행들도 통화정책을 긴축해야 한다는 압력을 느끼는 모습이다.
호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최근 사상 최저 수준인 0.1%로 동결하면서도, 성명에 긴축에 "인내심을 갖고" 노력한다는 문구를 없앴다. 이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의 문이 열려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에서는 호주 중앙은행이 오는 6월쯤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
인도 중앙은행도 지난주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초완화 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샤크티칸타 다스 인도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제 성장보다 인플레이션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성장에 앞서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노무라의 인도·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소날 바르마는 "(인도의)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12개월 동안 계속해서 더 높은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오는 6월부터 인도중앙은행이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CNBC에 말했다.
ANZ의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털 탄은 "최근 몇 년간 이슈가 아니었던 인플레이션이 아시아 일대 중앙은행에 도전적인 일이 되고 있다"며 "금리 조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