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블룸버그, 중국 경제 매체 베이징상바오 등에 따르면 이날 장중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2.79%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2.75%를 기록했다. 미·중 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된 건 2010년 6월 이후 11년 10개월 만이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 국채 금리가 1.5% 수준에 불과했고 중국은 2.7%대로 중국이 1%포인트 이상 높았었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 통화 디커플링 움직임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며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을 시사했다. 5월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지난달 3년 3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 두달 만이다.
반면 중국은 국내외 경제 환경이 예상보다 더 복잡하고 불확실하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이르면 이번주 금요일에 중국 당국이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가 통화 완화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지난달부터 중국 국채 금리는 하락 흐름을 보여왔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통화 정책 스탠스로 볼 때 양국간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될 수 있고 금리 역전으로 중국으로부터 자본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미 중국에서 기록적인 자금 이탈이 일어났는데 금리 역전으로 더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달러 표시 자산이 매력적인 만큼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미 지난 두 달간 세계 펀드들은 900억 위안(약 17조원) 상당의 중국 국채를 매각한 상황이다. 이달 들어서도 매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싱자오펑 ANZ은행 중국 수석 전략가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내년 3%까지 올라 중국 국채금리보다 15bp(bp=0.01%)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 국채 시장에서 단기적인 자금 유출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자금 유출이 단기적일 뿐 위안화 환율에도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달러 흐름 속 위안화가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위안화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점치는 분위기다.
바이쉐 둥팡진청연구발전부 애널리스트는 "미·중 채권 스프레드 축소로 인한 환율 절하 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난 2015년 환율 개혁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금리 차이 변화와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변동 간의 상관 관계는 매우 낮고, 위안화와 달러 간 상관계수도 '0.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는 위안화 환율이 여러 요인에 따라 좌우되고 수출입 상황과 미·중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의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미국보다 낮은 데다 중국 증시가 이미 상당한 조정장을 거쳤기 때문에 자본 시장에서 외자 유출 압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