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44·남) 프랑스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하고, 지난 2017년 대선 결선에서 맞붙었던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53·여) 국민연합(RN) 후보가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프랑스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끼리 2차 투표에서 맞붙는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한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결선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이 승리한다는 예측이 우세하지만, 지지율 차이는 지난 대선 때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집계 기준 최근 한 달 사이 13%포인트에서 2%포인트까지 줄었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가능한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기준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결선에 나온다면 마크롱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이 52%로 르펜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48%)보다 4%포인트 높았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 66%의 득표율로 르펜 후보를 압도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르펜 후보가 마크롱 대통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파 공화당(LR)과 좌파 사회당(PS) 등 프랑스 정치사를 지탱해온 양대 기성 정당은 이번 대선에서도 맥을 못 쓰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발레리 페크레스(54·여)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을 때만 해도 마크롱 대통령을 제칠 수 있다는 여론조사가 있었지만 사실상 일회성에 그쳤다. 사회당 대선 후보로 낙점된 안 이달고(62·여) 파리시장 역시 당 내부에서도 탄탄한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프랑스 언론은 여론조사기관과 협업해 이날 현지시간 오후 8시 후보별 득표율 추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추정치는 사전에 지정한 일부 투표소의 초기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예측한 것으로, 적중률이 높은 편이다.
프랑스 통계청은 프랑스에서 투표할 수 있는 18세 이상 성인 95%에 해당하는 4천870만 명이 이번 대선 유권자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정오까지 내무부가 집계한 투표율은 25.48%로 5년 전 대선 1차 투표 동시간대보다 3.06%포인트 낮다. 여론조사가 예측한 유력 후보 1위부터 3위가 5년 전 대선 때와 똑같다 보니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