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車강판 t당 30만원 인상 요구...현대차, 연 2조 추가 부담

2022-04-1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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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작년 인상폭 2배 요구

계열사 현대제철 가격 낮추면 배임

철강업계가 현대자동차와 진행한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서 톤(t)당 약 30만원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철강업계 요구대로 협상이 마무리된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철강제품 구매에만 연간 2조원 넘는 비용을 추가로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현대차와 진행한 올해 상반기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서 t당 약 30만원을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현대차 측은 10만원대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와 현대차의 협상 가격은 업계 강판 가격의 기준이 된다. 포스코가 협상을 마치면 현대제철 등도 비슷한 수준으로 협상을 마무리한다. 동시에 강판 외 자동차용 철강제품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된다. 협상된 가격은 올해 1~6월 공급된 모든 물량에 적용되며 이미 공급된 물량에도 소급 적용된다.
 
자동차강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t당 5만원, 하반기 t당 12만원 인상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역대 최대 인상 폭이었다. 30만원이 인상된다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인상 폭을 2배 가까이 넘어서게 된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t당 200달러를 넘어섰을 때도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은 10만원대에 그쳤던 만큼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인상하지 않은 부분도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비교해 조선용 후판은 지난해에만 t당 약 40만원 넘게 인상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해 인상하지 않고 올해 반영하기로 한 것을 정상적으로 이행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철광석 가격뿐 아니라 석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까지 전부 오른 상태라 강판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측 요구대로 협상이 마무리된다면 현대차그룹이 올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은 조단위로 늘게 된다.
 
현대차그룹에 가장 많은 철강제품을 공급하는 곳은 계열사인 현대제철이다. 현대제철은 강판을 포함해 자동차용 철강제품을 연간 550만t 공급하고 있다. t당 30만원 인상된다면 연간 1조6500억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현대제철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이긴 하지만 배임 등 소지가 있어 특별히 낮은 가격을 책정할 수도 없다.
 
포스코가 현대차그룹에 공급하는 물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대제철과 비교해 7대3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물량을 더한다면 현대차그룹은 강판 등 철강제품 구매에 연간 2조원 넘는 돈을 추가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 부담도 늘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차종마다 상이하지만 대략적으로 차량 1대에 철강제품이 약 1t 사용된다. 우선 1t에 대한 자재비가 30만원 증가한 만큼 이를 가공하고 완성해서 판매하는 과정까지 가면 최대 100만원 넘는 추가 고객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니 좀 더 지켜볼 일”이라며 “당장 얼마가 추가로 든다, 고객부담이 늘어난다는 말 등은 할 수 없지만 지나친 인상 폭은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냉열강판[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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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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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회사가 차 가격을 온갖 핑계를 대면서 1천만원씩 올리는 주제에, 뭔 말이 많을까, 국제적으로 원자재 재료의 폭등 때문에 어쩔수 없이 올리는것 까지 딴지를 거냐? 도둑이 따로 없는게 자동차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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