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기연 관광재단 대표 "청와대 개방은 이머징 관광상품"

2022-04-1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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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사진=유대길 기자]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사진=유대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을 의식해서일까. 그토록 반대하던 청와대가 최근 청와대 인근 북악산을 갑작스럽게 전면 개방했다.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청와대 전면 개방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발맞춰 청와대를 '서울관광의 랜드마크'로 조성한 뒤 북악산·북한산과 연계시키면 세계 최고의 관광상품으로 거듭날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길기연 서울관광재단(이하 재단) 대표이사다. 
길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서울의 관광상품은 고작 '고궁(古宮)과 쇼핑' 관광에 그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청와대+북한산 등산' 관광상품을 국내외 관광시장에 내놓으면 날개 돋친 듯 팔릴 것으로 봤다. 특히 청와대를 대한민국 관광 랜드마크로 건설하겠다는 게 그의 야심 찬 계획이다.

길 대표를 만나 새로 짜는 서울시 관광산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청와대를 개방하면 서울 관광시장에 어떤 변화가 오나.
         
"청와대 개방은 아무리 봐도 기발한 발상이다. 관광 업계의 가장 큰 염원 중 하나가 서울의 새로운 관광 상징물인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일이다. 지난 수십 년간 서울에는 관광 랜드마크가 없었다. 팬데믹 이후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광 수요에 대비해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복궁, 남산타워와 같은 기존 랜드마크를 넘어 새로운 관광 상징물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통령 집무실인 청와대는 그 역사와 상징성에서 새로운 관광 상징물로 충분한 활용 가치가 있다. 청와대와 경복궁 일대는 고려시대 남경 왕궁터부터 시작해 조선시대, 대한민국을 거치는 1000년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백제시대 몽촌토성 등지를 합치면 서울 역사는 2000년 이상이다."

-청와대와 그 주변 관광·문화자원과 결합시켜 관광 집적화를 일으킬 방안이 있나. 

"청와대 주변에는 경복궁, 창덕궁, 종묘와 같은 역사 문화 유적들이 있다. 이런 역사 문화 유산을 연계해 신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미국 보스턴에는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자유의 길)’이라는 이름의 독립혁명으로 이르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유적지를 연결한 길이 있다. 총 16개 유적을 연결한 4㎞ 길로 연간 400만 명이 프리덤 트레일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 천혜의 자원인 북한산 등산 관광을 원하고 있다. 청와대~북악산~북한산을 잇는 관광 프로그램을 이미 기획해 놨다. 엔데믹이 되면 이제 이 관광상품을 외국 관광시장에 팔기만 하면 된다. 

또 주요 한류 콘텐츠 촬영지인 삼청동, 경복궁 등은 한류 관광 명소로 활용할 수 있다. 재단은 한류 모델과 함께 서울을 홍보하고 있다. 한류 가이드북, 지도 제작, 한류 사업도 운영한 바 있다. 청와대를 한류 관광을 확산시키는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국가적 명소인 청와대와 주변 관광자원을 연계해 국제적 관광명소로 개발해야 한다." 
 
-청와대와 그 주변 고궁들, 북한산 등은 서울시 시설물이 아니지 않은가.

"관광 상품으로 승화시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국내외 관광객 눈높이를 맞추는 데 여야가 있나. 정부가 관리하든지, 서울시가 관리하든지 등 무슨 이해 관계가 필요한가. 관광 노하우를 제일 많이 갖고 있는 서울시가 (청와대를) 신경 쓴다면 제일 바람직할 것이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2040플랜'과 연계해 서울관광 도심권에 대한 마스터플랜 수립이 필요하다. 이 플랜에 따르면 경복궁에서 시청까지 이어지는 지역은 북촌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관광문화축과 연계해 서울 도심부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중심축이다. 재단이 주축이 돼 청와대부터 인사동, 북촌, 서촌 등 인근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서울관광 도심권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지원할 계획이다.

청와대 일대는 창덕궁과 종묘, 세종문화회관 등 서울 주요 역사·문화 관광 시설이 집적돼 있다. 재단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서울관광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청와대 시설을 운영·관리하고 관광자원 홍보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재단의 주요 사업과 청와대 개방을 연계해 서울관광을 활성화시킬 또 다른 대책은. 

"재단은 올해 핵심 사업으로 도심등산관광센터를 설치한다. 청와대 주변에는 북악산, 인왕산 등이 있으며 한양도성이 있는 기점이다. 청와대에 종합관광안내센터와 도심등산관광센터를 설립해 도심에서 등산을 하고 서울 역사도 답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현재 개발 중인 도보해설관광코스인 청와대 코스, 광화문 코스와 연계해 주변 지역을 함께 관광코스로 활성화하는 방안도 갖고 있다. 올해부터 '서울 빛초롱축제'를 종전보다 확대해 광화문광장에서 하겠다. 청와대, 삼청동, 광화문광장, 청계천을 연결해 대만의 지우펀과 같은 세계적인 야경관광명소 조성이 가능하다.  청와대를 관광 허브로 활용하고, 국제 마이스(MICE) 행사를 위한 유니크베뉴, 한류 문화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북한산 등산'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상품화하겠다고 했는데.

"가능하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북한산 등산을 관광상품화할 계획이다. '청와대+북한산 등산'도 물론이다. 재단이 외국인을 상대로 서울 산(山)에 대한 수요를 조사했더니 10명 가운데 7명이 "좋다"고 했다. 95개 국가 29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 71%가 서울 등산·트레킹 코스를 체험하고 싶다고 답했다. 62.5%가 재단에서 설립을 추진 중인 '등산관광안내센터'를 이용하고 싶다고 했다. 또 국립공원연구원은 북한산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 90% 이상이 서울의 자연 경관에 만족했고 80% 이상이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서울의 아름다운 산은 천편일률적인 서울관광 코스였던 고궁, 쇼핑을 벗어나 서울의 숨겨진 새로운 관광 명소다. 재단은 오는 6월 북한산과 도봉산에 서울등산관광센터를 개관한다. 이곳에서 외국인에게 등산복, 등산화 등 등산장비 일체를 무료를 빌려준다.

외래 관광객은 반나절 코스로 등산을 하고 센터에서 샤워와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명동, 인사동 등 서울 주요 관광지에 들러 관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관광객이 집중된 명동, 인사동 등 관광객 수요를 외곽 지역으로 분산하고 상대적으로 외래 관광객 방문이 적은 강북 지역에서 관광과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서울관광을 회복시키려면 MICE 회복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지 않은가.

"서울시와 재단은 국제회의업을 포함해 여행업, 관광숙박업,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한옥체험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엔데믹에 대비해 현장 참가자가 20%를 넘는 국제회의에는 최대 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지원금으로 첨단 기술 사용료, 기획사 비용, 행사장 사용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편장 참가자 중 해외 입국 외국인이 50명 이상인 회의를 개최하면 서울체험관광, 서울가상현실(VR)체험 등을 추가로 지원해 준다. 국제회의 유치 지원금도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올렸다.

코로나 엔데믹에 대비해 해외 유치 마케팅과 홍보도 중점 강화했다. 특히 해외 유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5월부터 독일, 싱가포르, 미국 등 주요 전시회에 참가해 서울을 홍보한다. 여기서 서울 MICE 브랜드 노출을 강화하겠다."

-이를 위해선 재단의 해외지사를 설립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나.

"앞으로 늘어날 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서울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 최접점에서 서울로 유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재단의 직영 사무소를  베이징, 상하이, 도쿄, 오사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 둘 필요가 있다. 임기 중에 국내외 지사 설립을 추진하겠다." 

-서울관광의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등산관광 외에 야간 관광도 서울관광의 큰 매력 가운데 하나다. 야간 쇼핑이라든지, 폭탄주 등 회식 문화, 대만 지우펀과 같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야간 명소를 발굴하고 서울 빛초롱축제 규모를 확대해 광화문 광장에 계획하고 있다. 한류관광 콘텐츠와 디지털미디어를 연계한 뷰티관광과 랜선여행 등이 서울의 매력적 관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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