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김여정, 윤석열 길들이기ㆍ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명분 쌓기 본격 돌입

2022-04-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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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남북관계에 놓일 수 있다"

지난 3월 24일 시험 발사된 신형ICBM 화성-17형(북한 주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오는 15일 110주년을 맞는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앞두고 연일 대남(對南) 때리기에 골몰하며 대결구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새로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라는 분석과 함께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수순을 밟기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4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7차 핵무력 관련 도발이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15일 태양절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 뒤,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을 맞는 오는 25일을 디데이(D-DAY)로 관측하고 있다. 이후에도 북한 핵·미사일 관련 도발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어대는 법’이라는 논평을 통해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제 푼수도 모르고 ‘강력한 응징’이니 ‘즉각적인 대응’이니 하고 목을 빼 들고 고아대며 허둥지둥 발광하는 꼴은 물 본 미친개 그대로”라고 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는 ‘자멸을 재촉하는 부질없는 망동’이라는 기사에서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 대북 정책을 성토했다. 전날에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서욱 국방부 장관의 대북 선제타격 시사 발언을 트집 잡아 “남조선 국방부 장관은 선제타격 망발을 내뱉으며 대결 광기를 드러냈다”며 “미친개” “쓰레기” “객기를 부렸다”고 거친 언어를 쏟아냈다.

북한 군부 서열 1위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도 같은 날 "만약 남조선군이 그 어떤 오판으로든 우리 국가를 상대로 선제 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 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 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가장 경색된 남북관계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대남 압박을 통한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와 대미(對美) 압박 카드 등이 통하지 않을 경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위한 ‘명분 쌓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미국이나 안보리 논의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우리만 비난한 것은 한반도 긴장 고조를 통해 새 정부 길들이기를 하려는 목적도 내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 관광국 폐지, 연락선 단절,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다음 단계로 9·19 군사 분야 합의서 파기 선언과 실제 행동을 통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고조로 높이는 방식으로 남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문재인 정부 이전인 2017년 대결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남북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군 당국은  9·19 남북군사합의 사항 중 하나인 비무장지대(DMZ) 내  6·25전사자 남북 공동유해발굴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당초 군 당국은 이날 작업 재개와 함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개토식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올리며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은 북한이 조만간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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