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상은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 그 방법이 적법하고 타당하다면 정치 보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표 사법개혁 추진을 앞두고 일각에선 정치 보복의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윤 당선인의 행보에 정치 보복을 위한 사법개혁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 대표는 지난달 24일 당선 인사를 통해 “정치 보복, 검찰 전횡이 현실화하지 않게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도 지난달 27일 개인 SNS에 문재인 대통령 사저 사진을 올리며 “정치 보복의 악순환이 되지 않게 막아내는 버팀돌이 되겠다”고 밝혔다.
사법개혁에 대한 여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 가운데 지난해 윤석열 ‘국민캠프’ 언론특보 출신 강신업 변호사를 만나 사법개혁과 정치 보복 논란에 대해 들어봤다.
아래는 강신업 변호사와 일문일답한 내용.
-사법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는지.
“공화정 재건을 위해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은 공화정을 무너트렸다. 공화당의 핵심은 권력 분립이다. 그런데 문 정권은 권력 분립을 유지한 게 아니라 오히려 하나로 통합시켰다. 이로 인한 폐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향한다. 국민의 권한을 위임 받은 권력이 국민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지 않게 된 것이다. 사법 권력이나 검찰 권력 모두 독립되지 못하면 정치 권력의 노예가 된다. 윤 당선인이 법과 시스템을 재건해 원칙에 따른 법 집행을 추구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되찾아 주는 것이다.”
-사법개혁이 정치보복의 첫걸음이 아니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
“정치 보복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이뤄지느냐 아니냐다. 법 앞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누구도 초법적 존재가 아니다. 정치 보복은 결과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방법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잘못을 저지른 권력은 좌우를 떠나 모두 수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 다만 방법이 부적절하고 부당할 때에 정치 보복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반대로 결과가 어떻든 방법이 적법하고 타당하다면 정치 보복이 아니다. 윤 당선인은 일관되게 법과 시스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을 뿐이다.”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도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법 자체엔 일장일단이 있다. 피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하다. 해당 법이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보다 먼저 살펴할 것은 일관성이다. 하나의 규칙에 따라 일률적으로 또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떤 법이던 일관성이 없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이익은 권력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최근 민주당에서 문 대통령 임기 내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완성하겠다는 말들이 나왔다.
“검수완박이 국민을 위해 필요한 것 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1월 이뤄진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이 직접 수사 가능한 범죄는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로 한정됐다. 일정 부분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왜 검찰에 6개 범죄에 대한 수사권이 남았는 지를 생각해야 한다. 검찰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니, 국민을 위해서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검수완박이 이뤄진다면 국민의 불편만 가중 시킬 것으로 보인다.”
-검찰권한이 확대된다면 국민의 기본권까지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검찰의 힘이 막대하단 것에 동의한다. 대한변협 공보이사 시절 권력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검사평가제’와 ‘전관예우 철폐’를 앞장서서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력의 오남용을 방지해야지 검찰의 팔다리를 잘라선 안 된다. 그 피해는 국민이 받게 될 것이다. 핵심은 전관예우 폐지다. 퇴직한 고위검찰들이 전관예우를 받고 후배 검사들에게 눈치를 주는 문화가 잘못된 것이다. 문 정부도 정말 검찰 개혁을 원했다면 전관예우 폐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어야 한다. 검찰 권한을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권력 오남용 우려를 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