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간한 '2022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ational Trade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에서 이같이 밝혔다.
USTR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여름 여러 국회의원이 CP가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의무적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의 국제무역 의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미국은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입법부의 노력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USTR 보고서는 시청각 서비스 부문에 이어 '양방향 컴퓨터 서비스'(ICS) 부문에서도 망 사용료에 관해 언급했다. 보고서는 "지난 3월 기준 해외 CP에게 한국의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여러 법안이 발의됐는데 일부 한국의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는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만약 미국의 CP가 비용을 지급하면 한국의 경쟁업체에 이득을 주게 된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19년 11월 넷플릭스 트래픽이 급증해 전송 비용이 증가했지만, 망 이용대가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을 신청했다. 이어 지난 2020년 4월 넷플릭스는 서울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6월 1심에서 법원이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지만, 넷플릭스가 항소해 2심에 돌입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트래픽이 급증해 전송 비용이 증가했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사업자(CP)와 달리 망 사용료를 전혀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ISP의 망을 이용해 콘텐츠를 송출하는 만큼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통신사 어디에도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오픈 커넥트(OCA)를 적용하면 불필요한 비용 지출 없이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김상희 국회부의장과 국민의힘의 김영식 의원 등 다수 여야 의원이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USTR의 우려 표명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사용료 소송에 대한 글로벌 IT업계의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양사 간 소송을 시작으로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이 CP가 망 투자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CP가 정부 주도 펀드에 참여해 ISP의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의결하기도 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