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 80억명 중에서 약 50억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60% 이상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의 초연결성은 지구촌을 거대한 네트워크 사회로 만들었으며, 이러한 인터넷의 세계가 가상공간을 창조하는 메타버스(Metaverse) 세계로 진화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에서 디지털 기반의 가상세계로 확장해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메타버스의 가상공간이 활용되고 있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해가는 IT기업들은 모두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의 융합을 통해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하여 다양한 형태의 연결과 협업 등을 통해 소통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확장 공간이 현실세계를 훨씬 능가한다. 또한 가상공간의 세계는 인간의 능력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계산 속도, 미래에 발생할 확률에 대한 분석 및 예측 능력, 365일 중단 없이 제공되는 노동력,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저장하고 검색하고 분석하는 능력 등 장점에 의해 현실세계를 압도할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메타버스의 가상세계로 전송하고, 메타버스의 가상세계에서 만들어진 정보와 지식, 데이터 등을 다시 현실세계로 가져와 다양한 미래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해준다. 메타버스와 현실세계의 소통은 현실세계에서 물리적 이동을 최소화시켜 인류의 이동에 따르는 환경오염 및 탄소 배출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에 의한 가상공간은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Human Computer Interaction·HCI)을 통해 인간이 상상하는 꿈의 세계를 실현 가능하게 만들 것이며, 인간의 활동 공간을 무한한 가상공간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자본주의를 이끌고 있는 주식회사(Corporation)는 비즈니스에 필요한 타인 자본과 투자 가용 자산을 끌어들이는 데 최적화되어 있는 경제 도구이다. 주식회사를 활용하면 돈이 없어도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고,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있으며, 부의 양극화를 역전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주식회사는 자본주의에서 '황금 알을 낳는 거위(The Goose That Laid the Golden Eggs)'라 부르고 있으며, 오늘날 경제대국들은 모두 주식회사와 공개된 자본시장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주식회사는 자본시장은 물론 투자금융산업을 선도하는 경제 도구이기 때문에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에 설립하면 자본거래와 투자금융 행위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상공간에서 매우 효율적인 경제행위를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메타버스에서의 경제행위는 개인들의 분신인 아바타를 활용하면 된다. 따라서 현실 사회의 경쟁력이 중요한 것과 같이 아바타의 경쟁력이 매우 중요해진다. 아바타의 능력에 따라 가상공간에서 부의 창출 능력이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아바타의 능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빅데이터를 학습시키고, 경제행위에 대한 과정과 결과를 반복 학습시키면 된다.
현실공간에서 설립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는 1602년 네덜란드에 세워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The Dutch East India Company)이다. 네덜란드는 주식회사 제도를 활용하여 엄청난 규모의 투자자금을 모집할 수 있었고, 식민지와 교역을 통해 거대한 재화를 축적하고 네덜란드를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부상시켰다. 메타버스의 가상공간에 주식회사를 설립하면 경제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고, 수요·공급 시장의 규모도 확대시킬 수 있다. 메타버스의 성공 가능성은 주식회사의 설립 및 운영의 효율성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주식회사는 자본주의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경제 도구이며, 가상공간의 경제활동을 확장할 수 있는 경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에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주식상장거래소를 만들면 가상공간에서 주식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가들을 모집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아바타를 중심으로 이사회도 구성할 수 있고, 다양한 가상공간의 재화에 투자할 수도 있고, 재화를 축적하여 기업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기업의 가치에 따라 주식 가격은 변동할 것이며, 주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여 주식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은 물론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연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주식회사 경영자인 아바타에 뉴런(Neuron)을 심어 현실세계의 인간 뉴런에 연결하고,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의 아바타 사이에 코드를 만들어 놓으면 시냅스(전기에너지)가 흘러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시스템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시냅스가 흐르는 시스템을 만들면 현실공간의 개인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가상공간에서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아바타가 한다. 이와 같이 되면 현실공간의 주인공은 개인이고,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의 주인공은 아바타가 된다. 사람은 한계가 있는 공간에서 활동하지만, 아바타는 초연결 공간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활동 영역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지게 된다. 따라서 사람보다 아바타가 진화 능력이 훨씬 뛰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아바타가 경제활동과 수익에 대한 창출 능력은 매우 광범위하게 되어 인간의 수익 창출 능력을 뛰어넘게 되고, 가상공간의 아바타가 창출하는 이익을 현실세계로 가져오면 부를 축적하는 기회도 매우 광범위하게 확대될 것이다.
현재 4차 산업혁명에 의한 IT기술 발전으로 메타버스가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개인과 가상공간의 소통에 대해 다루고 있을 뿐 현실세계의 자본주의를 이끌고 있는 주식회사 제도를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 하지만 현실공간과 마찬가지로 가상공간에서도 주식회사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효율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경제적 이익 창출은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주식회사를 활용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공간에 설립하는 주식회사는 현실공간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식회사 제도를 옮겨 놓으면 된다. 이러한 주식회사 제도는 대규모 자본을 조성하고, 소규모 자본으로도 참여 가능하며, 유한책임에 따라 위험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메타버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의 가상공간에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주식회사가 창출하는 경제적 기회들과 일자리를 통해 아바타들은 가상공간에 설립한 주식회사에 합류하고, 가상공간의 회사가 주체가 되어 비즈니스를 창작하고, 일하고, 아바타들 간에 사귀고, 돈을 버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또한 가상공간에 설립한 주식회사에서도 현실세계에서 발생하는 경영권 및 지배구조 문제, M&A, 의결권 확보에 의한 경영권 분쟁 및 경영권 매매, 기업 파산 및 회생문제, 부실에 대한 구조조정, 전략적 제휴, 이사회(아바타 위원회) 구성, 아바타에 의한 주주제안, 가상 정부에 의한 규제, 빅 브러더(Big Brother)의 출현, 소송 등 동일한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NFT 기술이 접목된 주식은 디지털 화폐가 되어 매매 및 유통이 가능하게 된다. 주식이 거래될 때마다 가상공간에 설립되어 있는 주식회사는 거래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가상공간에서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투자자금을 모으고, 이 투자자금에 대한 가치평가를 통해 가상공간에 있는 투자처와 메타버스 공간을 발전시킬 수 있는 현실공간에 있는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실세계를 중심으로 한 가상세계에 대한 투자 방식을 가상세계를 중심으로 한 가상공간에 대한 투자와 현실세계에 대한 투자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되면 현실세계와 가상 공간이 합쳐진 공간에서 사용자들이 실제와 같이 서로 느끼고 교류하는 공존현실(Coexistent Reality)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며, 기존의 가상, 증강, 혼합 현실이 보다 진화되어 운영될 것으로 예측된다.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및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