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사상 초유의 회동 연기 이후 지지부진했던 양측의 실무 협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당선인과 빠른 시일 내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면서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회동 실무 협의를 빨리해 달라는 지시인지, 상관없이 당선인과 만나자는 것이냐’는 질문에 “양쪽 다 해당될 거 같다”면서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긴밀히 협의하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에게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개별적 의사표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유영민 비서실장도 전날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정책,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하여 SNS 또는 언론에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거나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대변인의 말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는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헉헉”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탁현민 비서관은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죠…. 상관없습니다. 근데 여기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는 싶네요.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라는 글도 올렸지만, 현재는 지워진 상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탁 비서관이 올린 것이 논란이 돼 지시가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한편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이 다음 주로 미뤄지면 역대 가장 늦은 회동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 간 회동은 대선 이틀 만에, 2002년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당선인 간 회동 역시 대선 나흘 만에 이뤄졌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 간 회동은 9일 만에 성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