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제4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장 사장을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장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부사장에서 삼성전기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의 뒤를 잇게 된 것이다.
장 사장에 대한 업계 주목도는 크다. 삼성전기가 부품 시장의 호황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신임 사장으로 바통을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기 영업이익은 1조4869억원으로 3년 만에 다시 1조원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도 창사 이래 최고치이긴 마찬가지다.
또한 기존 회사 내부에서 ‘사이다 소통왕’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경 사장의 면모를 고려했을 때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장 사장은 이 같은 내부 분위기를 감안해 임직원과 소통 행보를 이어간다는 기조다. 지난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직후 사내 소통 간담회인 ‘썰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점차 삼성전자의 비중을 줄이며 고객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주요 매출처로 삼성전자가 유일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샤오미가 추가됐다. 양사의 매출 비중은 각각 삼성전자 28.6%, 샤오미 10.4%다. 삼성전자의 비중도 약 5.1% 줄었다.
특히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반도체기판에서의 고객 전략도 중요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말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원 등 대규모 투자를 한 만큼 향후 늘어날 캐파(생산능력)를 활용해 어떻게 고객 전략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사업의 흥행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내년까지 반도체기판 FCBGA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경쟁사 LG이노텍 대비 밀리고 있는 카메라모듈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 방안도 주목된다. 장 사장은 이날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카메라모듈의 경우 지역적인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슬로우한(성장이 정체된) 지역이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등 신시장이 있다. 여러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 논의 중”이라고 전장향 수요를 강조했다.
아울러 신사업 추진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 사장은 주력 제품군 외 신사업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신사업은 3~4개 내부적으로 보고 있는 게 있다”라며 “아직 공식적으로 얘기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