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중국발 코로나 악재… 리오프닝 기대감에 '찬물'

2022-03-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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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오미크론 방역강화 코스피에 치명타

면세점··화장품株 등 10% 가까이 떨어져

인구 1700만명의 선전시까지 전면 봉쇄

외국자본, 소비 위축에 中시장 철수 고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 중국 선전시 검사 대기 행렬 (선전 AFP=연합뉴스


각종 악재가 쌓인 코스피에 이번에는 중국발 악재가 덮쳤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특수를 기대했던 중국시장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문턱을 더 높이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도 보이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중국 증시가 크게 떨어졌다. 

이에 아시아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한국증시에도 불똥이 튀었다. 수급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관련 소비재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결국 지수도 급락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이틀 동안 코스피는 지난주 금요일 종가대비 1.49% 떨어진 2621.53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는 11.95% 약세다.

코스피가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급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조3000억원, 5조5000억원 규모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투자자가 한국 증시를 떠나는 이유는 아시아 시장의 불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올림픽 폐막(2월 20일)과 양회(3월 5일) 이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중국 시장이 오히려 문을 더 굳게 걸어 잠갔다. 방역 완화를 기대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방역 강화정책을 펼친 것이다.

특히 이번 양회에서 시진핑 2기의 가장 큰 치적으로 '성공적인 방역 정책'을 꼽았다는 점이 악재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방역을 완화하기보다는 강화할 명분이 쌓였다는 얘기다.

신승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권위주의적 통제에 대한 비판을 상쇄하고 체제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는 가을 시진핑 3연임을 확정 짓는 20차 당대회까지 급격한 방역 완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13일 중국은 인구 1700만명의 선전시를 전면 봉쇄했다. 코로나19로 중국의 1선 도시가 봉쇄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모든 선전시 주민은 자택 밖 외출이 금지되고 다른 도시로 이동도 안 된다. 그 결과 기업의 영업활동도 중단됐다. 선전시에는 화웨이와 DJI, 텐센트 등의 본사가 있다.

결국 소비 위축에 따른 실적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문제는 중국시장에서만 자금이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증시의 커플링 현상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이 뭉텅이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에만 4조6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3월 중 지난 3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매도 우위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엄격한 이동 제한으로 인해 내수 소비 위축과 물류 시스템 마비, 매장 영업 중단 등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장사 중 중국 의존도가 높은 종목은 수급 불안과 실적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특히 화장품 업종 등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번 주 들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아모레G, 호텔신라, 한국콜마 등 중국 소비주 대부분이 10% 가까이 급락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면세점 및 화장품 업체 위주의 주가 하락이 관측된다"며 "오프라인 매장 영업 차질과 물류 및 통관 지연, 소비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리오프닝으로 화장품 업종 회복 기대감이 시장에 존재했지만 과거 대비 많아진 소형 브랜드와 온라인 마케팅으로 빨라진 제품 사이클이 부담스럽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같은 공산권 국가인 중국까지 미국의 견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투자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러시아의 지원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미국·서방 vs 러시아·중국'의 구도가 펼쳐지면서 다양한 경로로 제재가 가해질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발언 수위와 중국 내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중국 정부의 대응이 주가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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