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일하는 기업들 속속 등장...게임·SNS 한계 넘었다

2022-03-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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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컴투스 등 IT 기업들, 메타버스 업무환경 도입...직원 만족도↑

온라인으로 오프라인과 동일한 업무 경험 제공 목표

[사진=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그동안 3차원 게임이나 소셜 서비스(SNS)에 한정된다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던 '메타버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미래 업무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데 따른 성과다. 실제로 많은 근로자가 메타버스에서 기존 재택근무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유대와 공존감을 느끼고 소통하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메타버스 업무환경의 등장으로 인해 관련 핵심 기술인 협업 플랫폼과 3차원 시각화 기술도 함께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직방, 컴투스, eXp리얼리티 등 다수의 국내외 IT 플랫폼 업체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업무환경을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공간에서 사람과 사물이 상호작용하며 경제·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가상공간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메타버스가 근로자와 기업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SPRi 측의 설명이다.

메타버스 업무환경을 통해 근로자는 △일과 가정의 양립 △출퇴근 시간 절약 △제3의 공간(해외)에서 업무 등의 효과를 얻었다. 기업은 △사무실 임대 비용 감소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러한 장점을 토대로 모든 직원이 메타버스 업무환경으로 출근하는 기업과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메타버스에서 근무하는 영구 메타버스 근무 예고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메타폴리스 [사진=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메타버스 업무환경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인터넷 부동산 플랫폼 기업인 직방을 들 수 있다. 직방 직원 300여명은 지난해 2월부터 메타버스 환경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예전에는 강남역에 있는 오프라인 사무실로 출근했지만, 현재는 직방이 직접 만든 가상 건물 '메타폴리스'로 출근하고 있다.

직방 직원들은 PC로 아바타를 설정하고 메타폴리스에 로그인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가상건물 로비도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업무 층에 내리면 회사 동료들의 아바타를 만날 수 있다. 아바타에 접근하면 얼굴이 보이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날 수 있고, 멀리 떨어지면 얼굴이 사라지고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된다. 직방은 단순히 업무용 메신저나 앱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직원들이 현실과 비슷한 공간에서 공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메타폴리스를 제작했다.

SPRi에 따르면 직방은 메타버스 근무를 통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거뒀다. 직원들은 메타버스 근무를 통해 얻는 효과로 오랜 출퇴근에 따른 피로감 감소와 제 3지역에서 근무 가능 등을 꼽았다. 회사는 강남 사무실 임대 비용을 줄이고, 해외 인재를 직원으로 유치하는 효과를 거뒀다.

다만 직방은 오랜 메타버스 근무로 직원들 간의 친밀감 저하를 우려해 1달에 1번은 오프라인 사무실에서 만나는 밋업 데이(Meet-up Day)를 반드시 갖도록 하고 메타버스 접속 여건이 좋지 않은 직원들을 위해 전국 각지에 오프라인 직방 라운지를 운영하며 직원·고객의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컴투버스 [사진=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게임 개발사인 컴투스는 사회, 문화, 경제 활동 등 개인 생활과 기업 업무를 메타버스에서 할 수 있는 '컴투버스'를 지난해 12월 시연했다. 

컴투스는 컴투버스에 출퇴근 및 스케줄 관리, 규모별 회의, 프레젠테이션 등 기본 온라인 근무 기능에 근거리 화상 대화 기능 등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넘게 해주는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진화한 메타버스 업무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컴투스 직원들은 온라인에서 실제 오프라인 직장 생활과 동일한 업무 경험을 할 수 있다.

위지윅스튜디오 등 컴투스 그룹사의 역량을 결집해 만들고 있는 컴투버스는 올해 말 완성될 예정이며, 완성 후 컴투스 계열사 직원 2500여명이 해당 환경에서 근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eXp리얼리티 [사진=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해외 부동산 기업인 eXp리얼리티도 전 직원이 메타버스 업무환경인 'eXp월드'에서 근무 중이다. 2009년 설립 후 2018년 나스닥에 상장한 eXp리얼리티는 전 세계 13개국에 있는 7만5000여명의 직원이 한 군데 모일 수 있도록 eXp월드를 만들었다.

eXp리얼리티 직원들은 PC에 eXp월드를 설치한 후 메타버스 사무실에서 아바타로 모여서 회의하고 함께 캠퍼스를 걷거나 자유공간에서 휴식할 수 있다. 업무에 관한 궁금증은 근처에 있는 직원들에게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다. 심지어 외부 파트너와 고객을 eXp월드에 초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eXp리얼리티 측은 물리적인 사무실을 고집했다면 지금 같은 회사의 성장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메타버스 업무환경이 기업 활동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eXp리얼리티는 올해 '글래스도어'에서 발표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구글을 제치고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메타버스 업무환경을 도입하기 전에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80~95위 선에 그쳤지만, 도입 후에는 Xp리얼리티 직원의 95%가 지인들에게 eXp월드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직원들의 만족도가 급상승했다.

한편, 메타버스 하드웨어(HMD) 업계 1위 사업자인 메타(페이스북)도 기존의 PC용 협업 플랫폼이었던 '호라이즌 워크룸'을 메타버스 업무환경으로 개편하는 등 관련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메타(오큘러스) 퀘스트2 등 HMD를 쓰고 호라이즌 워크룸에 접속하면 가상 사무실에서 음성,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등으로 참석자들과 소통하며 업무를 할 수 있다. 장기간 HMD 착용으로 인한 피로에 대비해 일반 PC 모니터에서 메타버스 업무환경에 접속하는 것도 지원한다. 메타는 전 세계 6만여명의 직원들이 메타버스 업무환경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영구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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