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250:1 경쟁률 뚫고 최민식과 호흡…매 순간 영광"

2022-03-11 00:01
  • 글자크기 설정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사진=㈜쇼박스]

"오디션에서 (김)동휘는 이미 '한지우' 그 자체였다. 기존 대본 대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의도대로 수정해왔기에 '왜 그렇게 했느냐'고 물으니, 자신만의 논리대로 이야기하더라. 참 인상적이었다."(박동훈 감독)

김동휘(27)는 2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배우' 최민식의 상대역을 꿰찬 괴물 신예다. 당시 소속사도 없이 혈혈단신 오디션장에 입성해 자신만의 '논리'로 박 감독과 최민식을 '설득' 시킨 그는 진중한 접근과 명확한 이해로 스크린 너머 관객들까지 매료시켰다.

김동휘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인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분)이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가던 중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는 '수포자' 학생 '한지우'(김동휘 분)를 만나며 변화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극 중 김동휘는 궁지에 몰린 '수포자' 학생 '한지우'를 연기했다. '대배우' 최민식에게도 밀리거나 흐트러지지 않고 또박또박 자신만의 연기를 펼친 김동휘는 세대를 넘어서는 연기 호흡을 보여주며 깊은 감동을 끌어냈다.

아주경제는 최근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주연 배우 김동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 합류 과정과 최민식과의 호흡, 작품에 관한 비하인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김동휘의 일문일답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사진=쇼박스]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스크린 속 김동휘의 모습은 어땠나?
- 스크린 속 제 연기를 보며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당시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민하고, 노력했다. 매일 대본을 읽으며 더 이상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와 '한지우'만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애쓴 거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라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지우' 역에 낙점되었다고 하던데
- 오디션을 볼 때 소속사가 없어서 상업 영화, 장편 영화 경험이 적었다.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적었다. 소속사, 제작사마다 찾아가 저의 프로필을 돌리고 인사드렸는데 갑작스레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측에게) 연락이 오더라. 이렇게 기회가 오니 실감이 안 났다.

오디션 현장은 어땠나?
- 오디션을 보러 가니 현장에서 저를 포함한 2명 빼고 모두 소속사가 있더라. '이런 오디션 현장은 내가 오기에는 아직 이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스스로 조금 더 다듬어진 뒤 와야겠다는 판단이었다. 오디션 현장에 최민식 선배님이 계셔서 합격에 관한 생각보다 연기 피드백을 받기만 해도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벅찼겠다
- 믿기지 않더라.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찍게 되었다고 말하는데도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정말 이 영화를 찍는 건가?' 싶었다. 촬영을 진행하면서부터야 실감이 났던 거 같다.

박동훈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대본을 가지고 이야기했다. '한지우'가 어떤 인물인지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작품에 관한 생각을 나누었다. 대본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했고 열심히 대본 분석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최민식[사진=쇼박스]


장편 영화 데뷔작에서 '대배우' 최민식과 호흡을 맞추게 되었는데
- 정말, 정말 영광이다. 앞으로 이런 대선배님을 이렇게 또 만날 수 있을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선배님께서는 연기적인 조언 보다 우리에게 친근하고 편안하게 대해주려 하셨다.

현장에서 최민식은 어떤 배우인가?
- 호랑이 같은 분이다. 무섭다는 게 아니라 압도되는 느낌이 있다. 그런데도 카메라 밖에서는 농담도 잘하시고 편안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하셨다. 제게는 선배님과의 모든 순간이 '에피소드'처럼 느껴졌다. 믿기지 않는 일이니까! 한 번이라도 더 이야기를 나누고 배우려고 했다.

박 감독이 말하기를 '김동휘가 해석한 한지우 캐릭터가 인상 깊었다'라고 하던데. '한지우'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만들어갔나?
- 우리 영화가 따스하고 아름답지 않나. 요즘 시국에 걸맞은 위로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극 중 '지우'는 홀로 발버둥 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혼자 해결하려고 하고 떠맡으려고 한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웠다. '지우'를 보며 '나였다면 어땠을까?' 이입하려고 했다.

극 중 고등학생을 연기했지만, 촬영 당시에는 20대 중반이었는데
- 그래서 요즘 10대 친구들의 말투나, 분위기가 어떤지 알아보려고 노력했다. 그들의 문화나 유행은 빨리 바뀌니까. 그들이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말투가 유행하는지 배우려고 했다. 10대와 20대는 생각이나, 경험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10대 친구들의 생각을 물어보려고 했다.

그 나이대 '소년'의 감성을 풀어가기 위해 따로 노력한 점들이 있을까?
- 감정 표현에 있어서 어떤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야기가 흐르는 대로 저를 맡기려고 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려고 했다. 지우의 환경이나 상황을 두고 '이런 마음을 표현해야지' 머리로 계산하기보다는 분장을 받고, 세트장에 가서, 상대 배우를 보며 '몰입'하는 데 노력했다. 자연스레 감정이 올라오더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사진=쇼박스]


김동휘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 '지우'에게 반영된 부분이 있다면
- 중학교 때만 하더라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아이였다. 댄스 동아리를 시작하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게 되었다. 동아리 활동 이전의 모습과 '지우'가 닮았다고 생각했고 그 시절 저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했다.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 인물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는 게 많고, 준비되어있어야 한다. 작품을 안 할 때도 배우고, 준비하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기에 있어서 저만의 가치관이 있다면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라는 점이다. 연기할 때 아닌 것부터 지워나가며 시작한다.

'지우'와 김동휘의 닮은 점은 무엇인가?
-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집요하게 파고드는 게 닮았다. 저도 무언가 안 될 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타입이다. 그런 점이 저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저의 강점이라 여긴다. 디테일을 찾는데 특화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생각, 개성 있는 생각을 하려고 하고 디테일을 만들어나간다.

아버지의 추천으로 '배우'를 시작했다고 하던데. 영화 개봉을 두고 누구보다 기뻐하실 것 같다
- 제게 '연기'를 추천하고, 권유하신 분이 아버지다. 최근 아버지께 '왜 내게 연기를 추천하셨느냐'라고 물었는데, '그냥'이라고 하시더라. 다정하고 세심하신 편은 아니라서(웃음). '그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라고 하셨는데, 영화 개봉을 앞두고 정말 기뻐하시더라. 아버지께 많이 의지하고 있고 저를 응원하는 아버지가 있어서 행복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