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 2년 새 23.8%↑...보유세가 되레 '주거불안' 촉발?

2022-03-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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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인상에 따른 주택 가격과 임대료 영향.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최근 2년 새 서울의 전세 비용이 20% 이상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임대차 3법'과 부동산세 인상 등의 정책이 되레 임차인에 대한 세금 부담 전가를 불러와 주거불안을 촉발했다는 주장이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보유세 인상이 주택 임대료 상승에 미친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이래 지난 2년 간 서울의 전셋값이 23.8%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의 전셋값이 3% 미만의 상승률을 보였던 것과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보고서는 "2020년 들어 서울의 전세 가격 상승률이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면서 "임대 주택 중 월세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화해 같은 기간 서울 내 월세 비중이 13.7%나 증가하는 등 주택 임대차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한경연은 이와 같은 임대차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주택가격 급등 △임대차3법 시행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의 급격한 인상을 지목했다. 특히 보유세 인상 이후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5% 이상 늘어났다는 수치를 제시하며 임대인이 세금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의 분석 변수인 보유세율뿐만 아니라, '보유세 관련 뉴스 건수'나 '증여 중 공동명의 비율' 등의 대리변수로 대체해 추가 분석했을 때에도 비슷한 결과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보유세 인상은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조하는 동시에 주택보유 수익률을 낮춰 주택수요를 위축시키려는 목적이었으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면서 "오히려 주택 가격이 더 가파른 급등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보유세 인상의 결과로 주택 매매시장에선 '똘똘한 한 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촉발되면서 '영끌·빚투 현상’이 확산했고, 임대차시장에선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20억 전세시대'가 개막하고 월세 전환을 가속화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보고서는 "정부의 부동산 관련 세금 인상의 영향이 실제 임대차 시장에는 더 크고 광범위할 것"이라면서 "올해도 전세시장의 혼란과 임차인들의 임대료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도 예상했다. 

보고서는 분석 대상을 종부세 관련 변수로 한정했지만, 실제로는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임대인들의 재산세 부담도 크게 늘었기 때문에 임차인에 대한 세금 부담 전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아울러 주택 가격 급등으로 주택 구매를 포기하며 전세 수요가 확대한 반면, 올해 하반기 임대차3법 시행 2년이 지나면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전세 물량은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택 임대차 시장 혼란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한경연은 우려했다. 
 

2016년 이래 서울 지역 전세가격 상승률과 월세지수 변화.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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