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금리인상,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증시가 부진하면서 부동산을 기반으로 하는 대체투자처의 인기가 급등하는 모양새다. 올해 첫 공모리츠인 코람코더원리츠는 기관청약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흥행에 성공했고 부동산 디지털유동화증권(DABS)을 발행하는 카사(Kasa)는 4호 건물 공모가 14분만에 마감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람코더원리츠 청약 경쟁률은 하나금융투자 448.17대 1, 삼성증권 443.01대 1을 기록했다. 전체 청약증거금은 하나금융투자에 3조2800억원, 삼성증권에 3조3100억원이 몰리며 총 6조59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쟁률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1월 역대최고 공모리츠 경쟁률을 기록했던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753.4대 1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상장한 NH올원리츠(453.48대 1)나 신한서부티엔디리츠(151.98대 1)에는 밀리지 않는 수치다.
이들 대체투자상품의 공모가 흥행한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증시 부진이 자리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으로 약세였던 증시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리스크도 더해지면서 부진을 지속하면서 대체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리츠와 DABS가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자산이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자산인 점도 이들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3296.68포인트였던 코스피 지수는 2월말 기준 2699.18포인트로 8개월새 18.12%(597.5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리츠 관련 지수는 선방했다. 국내 상장리츠들로 구성된 에프앤가이드의 'K 리츠' 지수는 같은 기간 1128.80포인트에서 1069.32포인트로 5.26%(59.48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여기에 배당금 기준 리츠의 연환산 수익률이 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을 압도하는 상황인 셈이다. 카사 역시 최근 3호 건물인 역삼 한국기술센터 매각이 결정되면서 3호 DABS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경우 연환산 기준 약 26%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공모 이후에도 대체투자처 공급은 꾸준히 이뤄질 전망이다. 먼저 마스턴투자운용은 내달 중으로 마스턴프리미어제1호 리츠 공모를 진행한다. 기초자산은 프랑스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과 노르망디 아마존 물류센터, 인천 쿠팡 물류센터 등이다. 이밖에도 KTB물류리츠와 인마크리츠, 로지스밸리신한리츠, KB스타갤럭시타워리츠 등이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DABS를 발행하는 카사도 5호 건물 상장을 준비 중이다. 5호 건물은 서울 소재 호텔이다. 코로나19 종식 후 호텔 숙박 수요가 증가하면서 운용수익률 역시 기존 오피스 대비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