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되던 방역패스가 이달 1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지난 11월에 해당 제도가 도입된 이후 120일만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제시한 코로나19 대유행 정점이 아직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확진자 동거 가족도 격리 대신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면서 확산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라 사망자가 이틀 연속 110명대가 나온데다, 전날 오후 9시 기준 전국에서 나온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첫 20만명을 넘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일상회복을 선언한 지난해 11월 유흥시설 등을 대상으로 방역패스 의무를 처음으로 도입했고, 지난해 12월 초부터는 식당과 카페 등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등에 따라 확진자 규모가 폭증하자 지난달 19일 QR코드 등 출입명부 의무화를 중단했고, 이달부터는 방역패스도 사실상 해제했다.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방역조치가 사라지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선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확진자 규모가 정점에 도달하지도 않았는데 방역 조치를 섣불리 해제하면서 코로나19 유행 가속화와 위중증·사망자 급증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인이 많은 요양병원, 경로당 등 시설에도 방역패스를 폐지한 것은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역당국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3만8993명으로 이틀 연속 13만명대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검사 건수가 감소하는 ‘주말효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서 전날 오후 9시 기준으로 20만4960명의 확진자가 전국에서 쏟아져 나왔다. 사상 첫 20만명대 진입이다. 여기에 방역패스 해제로 인한 추가 확산세까지 감안하면 신규 확진자 규모는 이번주 내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중증 환자 증가와 함께 병상 가동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평균 위중증 환자는 지난달 넷째주 655명으로 전주(367명) 대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727명으로 이틀 연속 700명대를 기록했다.
중증 병상 가동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날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지난달 1일 16.3%에서 3배가량 증가한 48.3%로 절반 수준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은 57.4%를 기록해 60%에 다가섰다.
방역 당국이 일 단위로 집계하는 선별진료소 유전자증폭(PCR) 검사 양성률은 40.5%로 사상 처음 40%대를 넘겼다.
증가 속도가 조금씩 줄어드는 확진자와 달리 중증·사망 사례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날 0시 기준 신규 사망자는 112명으로 전날(114명)에 이어 국내 발병 이래 두 번째로 많이 보고됐다. 위중증 환자는 727명이었다.
백신 3차 접종률은 인구 대비 61.4%로 전날보다 0.3%포인트 올랐다. 14만1429명이 새로 3차 접종을 받았다. 다만 이날부터 방역패스가 잠정 중단돼 접종 속도엔 정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국은 일단 고위험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4일 시작된 면역저하자 등의 4차 접종엔 누적 1만6140명이 참여했다.
한편 이날부터 전국 초·중·고교가 개학해 등교 수업을 시작하면서 소아·청소년 확진자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교육당국은 정상등교를 원칙으로 내세우면서도 학교별 상황에 따라 등교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재학생 신규 확진 비율 3% 또는 등교중지 비율 15%를 기본 지표로 지역·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가감해 정상교육활동, 전체등교와 활동 제한, 일부 원격 수업, 전면 원격수업의 네 단계 유형으로 운영하게 된다.
다만 이날부터 11일까지 2주간은 '새학기 적응 주간'으로, 확진자가 많아 감염이 우려되는 지역의 학교들은 수업시간 단축이나 밀집도 조정, 원격수업 등을 탄력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