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실망감에 알리바바 주가는 24일(현지시각)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10% 넘게 고꾸라졌다.
24일 알리바바가 공개한 2022회계연도 3분기(2021년 4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2425억8000만 위안(약 4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분기 기준으로 알리바바가 2014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익도 204억3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급감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50억 위안을 밑돈다.
로이터는 이번 분기 실적은 1년 넘게 이어진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와 경기 둔화 속 소비 부진 등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 대축제 광군제(光棍節·솽스이·雙11) 기간 중 거래액 증가율이 8.45%로 2009년 행사를 시작한 이후 첫 한 자릿수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매년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던 것과 달리, 지난해 광군제는 중국 당국의 규제 속에서 조용하게 진행됐다.
아울러 중국 당국의 요구에 대응해 플랫폼 입주기업에 대해 지원책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이 전했다. 토비 쉬 알리바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경기 침체 속에 플랫폼 입주기업의 수수료를 인하한 것이 실적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성장세를 보였던 클라우드 사업도 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95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는 전 분기(33%)보다 부진한 것이다. 다만 적자폭이 줄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알리바바측이 전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알리바바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규제에 다시 한번 고삐를 죄면서 올해도 알리바바 실적 부진세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국 당국은 대형 국영기업과 은행들에 알리바바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인 앤트그룹과의 금융 거래 등 제반 관계에 대해 보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의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실적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진행 상황을 처음 공개한 것도 그 이유다. 알리바바는 이날 ESG 진행 상황을 공개하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ESG 경영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2월 '알리바바 탄소중립 행동 보고서'를 내고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범위내에서 생산 및 운영에 사용되는 전력 100%를 재생 에너지로 가동하고, 모든 내연차를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2035년까지는 모든 소비자, 협력사와 함께 탄소 배출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