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시아 비난 안하는 中…서방국 제재와 '선긋기'

2022-02-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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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부 "각국은 자제…대화로 해결하라"

서방국 제재와 '엇박자'…러시아 밀수입 확대

'제재 위기' 러시아와 경제협력 강화 예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고, 각국에 자제를 촉구하며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중국이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 동참과는 선을 긋는 한편, 제재로 위기에 봉착한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기존의 입장과 달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중국은 최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각국이 자제해 상황이 통제되지 않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러시아의 행위를 침략행위 또는 유엔 헌장 위반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우크라이나 문제는) 복잡한 역사적 배경과 경위가 있고, 오늘날의 상황은 각종 원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날 그는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더는 동진시키지 않겠다는 러시아와의 약속을 어기고 5차례에 걸쳐 러시아 문앞까지 확장하고 첨단 공격용 전략무기를 배치하면서 강대국(러시아)을 궁지로 몰아넣었을 때 가져올 후과를 생각해봤냐고 반문했었다. 

화 대변인은 또 각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도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안보는 함께 협력해야 지속 가능한 것이고,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각국이 평화의 대문을 닫지 말고, 대화와 협상, 담판을 위해 노력해서 정세가 더는 고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은 여기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신 중국은 서방국 제재로 러시아가 입을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는 데 주력해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봉황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이 제재가 시작된 지난 23일 러시아 전역에서 밀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중국은 그동안 노보시비르스크 등 러시아 일부 지역의 밀 생산분만 제한적으로 수입해왔다.

이번 결정은 중국이 서방국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와 교역을 강화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러시아를 간접 지원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러시아가 서방국 제재를 극복할 수 있도록 원유·가스 등 에너지 분야 협력, 국유 정책은행 금융대출 등을 통해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자국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지 연쇄 폭발이 목격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자 자국민과 기업들에게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중국 국기를 눈에 잘 띄도록 몸에 부착하고 다닐 것을 당부했다. 서방국과 달리 자국민의 철수나 대피 등의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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