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3배 뛴 석탄값···조선·철강업계 후판가격 공방

2022-02-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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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등 t당 5만원 수준 인상 요구

조선업계 "작년 수주 배도 못 만들 판"

철강업계가 올해 상반기 또다시 조선향 후판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톤(t)당 220달러를 넘어섰던 철광석 가격은 현재 130달러대를 기록 중이지만 이번엔 석탄 가격 인상으로 인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조선사와의 후판가격 협상에서 t당 약 5만원 수준의 인상을 요구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3배 이상 급등한 원료탄 가격으로 인해 철강 생산 단가가 크게 뛰었다는 이유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제철소에서 사용되는 원료탄(FOB Australia Premium Low Vol) 가격은 t당 439.9달러로 전년 동기(139.35 달러) 대비 3.16배가 뛰었다.

포스코의 경우 이미 올해 들어 유통향 후판가격을 3만원씩 두 차례, 총 6만원 인상한 바 있다. 현재 SS275 기준 t당 122만원에 거래 중이다.

일반적으로 탄소강 1t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철광석은 1.6t이며 원료탄은 0.75t으로 비율은 7대 3 수준이다. 생산 원료 단가의 30%를 차지하는 석탄 가격이 급등한 만큼 철광석 가격과 별도로 후판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현대제철은 지난해에만 조선향 후판가격을 약 40만원 인상, 현재 t당 110만원 수준에 공급하고 있다. 제강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가격을 인상할 경우, 조선향 후판가격은 t당 115만원 수준에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철광석뿐만이 아니다”며 “강재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탄 등 원료 가격이 크게 뛰어 생산단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는 오히려 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분위기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연간 후판 사용량은 약 430만t으로 추산되는데 5만원이 인상되는 경우 연간 2000억원 이상, 상반기에만 10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선가 지수는 154.18포인트로 1년 새 배로 뛰었지만 지금 조선사들의 독(dock)에서 건조 중인 배는 선가가 낮았던 1~2년 전 수주한 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각각 1조3848억원, 1조3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도 1조3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8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493억원, 323억원의 적자를 기록, 적자 폭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협상이 완료된 후판 가격은 상반기 공급 물량에 소급 적용되므로 가격 인상 이후에는 이 같은 전망치가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미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후판 가격이 추가 인상된다면 조선업계는 감당하기 힘든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지난해 수주했던 배를 만들기도 전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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