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긴장 속 위안화 초강세 '행진'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33위안 내린 6.328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0.05% 상승했다는 것으로, 2018년 4월 이래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위안·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건 그만큼 달러 대비 위안화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는 뜻이다.
이날 역내외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는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역내 시장에선 위안·달러 환율이 장중 6.3110위안까지 떨어져, 위안화 가치가 지난 2018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홍콩 역외 시장에서도 '롤러코스터 장'을 연출하며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6.3060위안까지 내려앉아 6.31위안대가 붕괴되기도 했다.
◆우크라 사태 위안화 환율 영향 미미...'안전자산 투자처' 각광
위안화 강세 행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친(親)러시아 지역 진입을 선언하고 미국 등 서방이 일제히 제재를 발표한 직후 더 두드러졌다.
중국 경제 규모가 큰 데다 러시아와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우크라이나 사태가 위안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중진공사가 중국 증권일보에 설명했다.
여기에 향후 서방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가 미국 달러화 대신 동맹에 가까운 우방인 중국 위안화를 더욱 많이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달러의 의존도를 줄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외화보유액 중 위안화 표시 자산 비중은 13.1%로 세계 주요국의 위안화 자산 보유 비중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은 16.4%에 그쳤다.
이 외에도 최근 위안화가 '안전자산 투자처'로 각광받은 것도 위안화 강세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정세 불안 속 유럽 자산 큰손들이 안전자산으로 위안화 국채를 매입하면서 위안화 수요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실제 외국인의 위안화 채권 매입은 3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 위안화 환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를 꺾기 위한 서방의 초강도 제재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수입 비용 급등 등 요인이 단시간에 위안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도 러시아의 외환보유고의 위안화 자산 보유 비중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