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순대외금융자산이 1700억달러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등 해외 주식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늘었고, 동시에 환율도 올라 대외금융자산 규모가 커졌다.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소폭 줄면서 건전성 측면도 개선됐으나 외국에 갚아야할 돈 역시 최대치를 기록해 순대외채권은 2년 연속 감소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순대외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전년말 대비 1718억달러 증가한 6379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순대외금융자산은 2019년에 연말 기준 처음으로 5000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2년 만에 6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대외금융자산 증가 요인은 우리나라 거주자들의 주식투자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면서 "비거래요인으로는 지난해 미국 주가가 상당폭 상승을 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다우존스가 18.7%포인트, 나스닥 21.4%포인트, EU 유로스탁스가 21%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직접투자 지분과 주식 등을 제외한 확정치인 순대외채권(채권-채무)은 전년말과 비교해 334억달러 감소한 4494억달러로 나타났다. 총 대외채권은 502억달러 증가난 1조779억달러, 대외채무는 836억달러 증가한 6285억달러였다. 순대외채권이 플러스(+)인 것은 외국에서 받을 돈(채권)이 갚아야 할 돈(채무)보다 많다는 뜻으로 대외채무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 기간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과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은 각각 전년말 대비 0.1%포인트, 2.8%포인트 하락한 35.9%, 26.4%를 나타냈다.
유 팀장은 “대외채무 증가는 “외국인들의 국채 투자가 늘고, 국내 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장기채권 위주로 증가한 데 기인한 것"이라며 "외국인의 장기투자가 확대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대외 신인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