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매화에 이르는 길] ① 치매를 왜 매화에 이르는 길이라고 하나요

2022-02-23 15:51
  • 글자크기 설정

[그래픽=홍승완 기자]


치매(Dementia, 癡呆)라는 병은 정상적이었던 뇌가 기질적으로 손상돼 지능·학습·언어 등 인지기능과 정신기능이 저하되는 복합적인 임상 증후군을 이르는 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치매 환자의 수는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치매는 한 명의 환자로 가족 전체가 해체될 수 있는 가정 파괴범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아주경제는 '나는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의 저자인 뇌신경외과 전문의 최낙원 박사와 함께, 치매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조기 진단을 통해 치매를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의 열쇠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Q1. 치매는 어떤 질병인가요?
초고령화 시대로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치매는 아마 사람들이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질병 중 으뜸이 아닐까. 어떤 이는 치매의 한자를 '치매(癡呆)'가 아닌 '치매(致梅·매화에 이르는 길)'라고 부르기도 한다. 치매(致梅)는 무념무상의 세계에 이른다는 뜻으로, 순진무구한 어린아이가 되는 병이라고 낭만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볼 때 치매는 인지기능인 기억력, 언어 능력, 집중력, 공간 능력 그리고 판단력을 포함한 두뇌의 기능, 특히 뇌 측두엽이라는 부분의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병이다. 그리고 해마, 편도체, 중앙 측두엽 부분의 기능 장애로 이어져 일반적으로 읽기, 쓰기, 말하기, 대화를 통한 이해, 추론, 계산, 어떠한 일을 조직화하거나 계획하는 행위에 장애가 생겨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생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통 기억력을 포함한 다른 인지기능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이상이 있을 때 임상적으로 치매라고 정의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고위 두뇌 기능의 손상 : 기억력, 지남력(시간 장소 인간을 인식하는 기능), 이해력, 언어 능력, 계산 능력, 판단 능력의 저하 △만성 또는 점진적으로 악화하는 경과 △일상생활의 지장 초래  △의식 혼탁 △조현병, 우울증, 지적 장애 등에 부합되지 않아야 함. 

위 5가지 항목은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언급한 기준(DSM-IV)에 의거한다. 또한,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치매를 일종의 신경인지장애 질환군(NCDs)이라 하여 아래와 같이 치매의 종류를 언급하고 있다. 

<아래>
알츠하이머성, 혈관성, 전두·측두엽성, 외상성 뇌손상형, 약물 유도형, HIV감염성, 프리온성, 파킨슨성, 헌틴톤병형, 다인성형, 비특이적 혼합형, 루이소체(여러 장애 환자들의 신경세포 내에서 발달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조합)형
 
Q2. 치매는 불치병인가요?

치매는 현재까지 정복되지 않은 병이라고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있다. 영국치매협회에서는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5가지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①치매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치매는 노년기에 더 흔히 나타나고, 기억력도 나이가 들면서 차츰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치매와 노화에 따른 기억력 저하는 서로 다르며, 치매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치매에서는 더 뚜렷하고 분명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고 기분 변화나 판단력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②치매는 뇌 질환으로 발생한다 
 치매는 여러 증상의 묶음이며, 이 묶음에는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인지기능 장애가 포함된다. 이 증상들은 뇌 질환으로 발생한다.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이며 그 외 다양한 질환으로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③치매는 기억력 외의 40여 가지 다른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치매의 가장 흔한 증상은 최근 기억력 저하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도 기억력 저하다. 그러나 기억력 저하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기억력 외에도 언어나 판단력 등의 인지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기분 성격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 치매에 걸리면 남들과 소통하며 평소처럼 생활하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매년 새로운 연구로 치매의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도움을 받을 방법도 점차 늘고 있다.

④치매가 있어도 잘 지낼 수 있다
 치매가 있으면 희망도, 즐거움도 없는 절망스러운 상태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 치매가 있어도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과 사회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치매가 진행되어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적극적이고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 물론 이전보다 생활이 어려워지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많은 것이 가능해 진다.

⑤치매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누군가가 치매로 진단받는다면, 그 사람의 삶과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평소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 본연의 모습이 달라지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환자 안에는 여전히 환자의 삶이 아직 남아 있으며 계속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