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께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A씨는 악성종양이 발견돼 암 수술을 받고 2014년부터 항암치료를 이어갔다. A씨는 항암치료를 받은 병원에서 발급해준 진료비 영수증 등을 보험회사에 제출해 실손보험금 5400여만원을 수령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병원이 일부 환자들과 공모해 허위·과잉진료를 하고, 진료비 영수증을 부풀려 발급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A씨가 다른 환자들처럼 영수증 액수가 부풀려진 사실을 알았음에도 병원과 공모해 보험금을 청구했다며 2017년 A씨의 보험사기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금융위원회는 검찰의 기소유예를 이유로 지난해 4월 A씨의 보험설계사 등록을 취소했다.
보험사기에 가담하지 않았으나 기소유예를 받은, 보험설계사의 등록을 취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중앙행심위는 보험사기에 가담했던 병원에서 A씨가 병원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부풀려진 진료비 영수증은 병원 불찰이라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점 등에 초점을 맞췄다. 보험회사가 2018년께 A씨를 상대로 속여 뺏은 실손보험금을 돌려달라는 구상금 청구 소송을 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소송을 기각한 점도 고려했다.
따라서 기소유예 처분이 있었다는 이유로 내려진 금융위의 보험설계사 등록취소 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민성심 권익위 행정심판국장은 "보험사기 행위는 엄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기소유예가 있었다고 기계적으로 처분할 것이 아니라 억울하게 처분받는 사례가 없도록 사실관계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