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총 맞는 거 아닐까"…연우진·지안의 파격 멜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2022-02-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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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장철수 감독이 9년 만에 스크린 복귀했다. 2005년 발간돼 '금서'로 지정되며 폭발적 논란을 일으킨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 연롄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영화화한 작품을 통해서다. 

2월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감독 장철수)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장철수 감독과 주연 배우 연우진, 지안, 조성하가 참석했다.

먼저 김수현 주연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9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장철수 감독은 "10년을 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장 감독은 "어제 잠이 오지 않더라. 여러 고민을 하다가 만약 신이 나에게 '영화를 만들기만 하거나, 볼 수만 있는 것 중에 택일하라'고 한다면 나는 무어라고 답할까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면 나는 '보기만 하겠다'라고 하겠다. 영화를 보며 큰 힘을 얻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스크린 복귀 소감을 전했다.

장 감독이 복귀작으로 선택한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연우진 분)이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 분)을 만나며 넘어서는 안 될 신분의 벽과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는 파격 멜로다. 2005년 발간된 중국 작가 옌롄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소설은 문화대혁명 당시를 배경으로 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권력욕, 인간적 욕망, 성애 등을 한데 그리며 혁명의 서사와 욕망의 동경을 대비시켜 중국 인민이 겪어야 했던 고통 등을 보여준다. 

장철수 감독은 원작을 영화화하며 1970년대 가상 국가를 배경으로 설정했다. 

장 감독은 "1970년대 사회주의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현대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것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꼭 해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또 공간적 배경에 대해서는 "북한을 묘사한 게 아닌 가상의 국가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 사는 곳에는 다 적용되는 이야기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국가로 설정해야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금서'로 취급받을 정도로 파격적인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라고. 장 감독은 "이 이야기를 (만든다고) 들고 다녔을 때, 다들 '총 맞는 거 아니냐'라고 했었다"라며 겁을 먹기도 했지만, 원작자를 생각하며 더욱 공들여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 작품을 하면서 작가님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유작이 될지도 모르니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그럴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이번 작품은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도 인상 깊다.

반듯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로 스크린, 안방극장을 오가며 사랑받았던 연우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출세 길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살아온 신무광을 연기했다. 권력과 욕망에 무너지고 마는 인간의 내면을 단단한 연기 내공으로 그려냈다.

연우진은 "지난주까지 아등바등 온 힘을 다했다. 마지막까지 다 쏟았다. 텅 빈 마음 상태에서 영화를 보니 울컥하는 마음이 배가된다. 감독님이 오래 기다려온 만큼 옆에서 지켜봐 온 만큼 수고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고 나서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두고두고 계속 찾아볼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영화 산업이 발전해 기술적으로도 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간의 감정을 건드리는 작품이 희소성이 있어지는 시기다. 우리 영화가 그런 영화가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지안은 젊은 나이에 사단장에게 시집온 류수련 역을 연기했다. 신선한 마스크와 목소리가 캐릭터의 매력을 높여주었다.

지안은 "대본을 보고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을 많이 한 만큼 온 정성을 쏟으려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이 소설이라 문학적인 대사가 많았는데 대사 자체도 많아서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장 감독은 류수련 캐릭터에 관해 삼성가 이부진-이서현 자매의 이미지를 떠올렸다며 "두 분이 기품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을 제작진과 지안 씨에게도 (이미지적으로) 요구했다"라고 거들었다. 

파격적인 이야기와 전개, 수위를 가진 작품인 만큼 관람 등급도 청소년 관람불가다. 연우진과 지안은 높은 수위의 베드신을 여러 차례 소화해야 했다. 

연우진은 "촬영을 기다리기까지 길었지 오히려 촬영은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시나리오 자체가 굉장히 문학적이고 글에서만 느껴지는 삭막함이 있었는데 그 여백을 연기하면서 풍성하게 채워간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지안 씨가 잘 메워준 것 같다. 전우애가 생겼다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지안은 "후반부에 어려운 신이 모여 있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추운 겨울에 촬영했는데 옷을 얇게 입고 있었고, 다이어트를 심하게 해서 많이 지쳐있었다. 감독님의 '컷' 소리조차 듣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연우진 씨, 감독님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조성하는 어린 나이에 전쟁터에서 살아남아 인민의 영웅이 된 후 중앙군사위원회에 들어가 더 큰 권력을 얻겠다는 야망을 품은 사단장으로 분했다. 

조성하는 "한평생 군인으로 산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외모부터 마인드까지 뼛속까지 군인이라는 건 어떤 것일까. 외적 모습부터 내적 부분까지 그런 부분이 영화에 잘 표현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감독은 관객들이 해당 영화를 극장에서 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잘 만든 영화라도 극장이 아니라면 많은 걸 얻을 수 없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장 감독은 "요즘 집에 좋은 TV와 사운드 시스템이 갖춰있지만, 3m짜리 불상을 집에 갖다놓는다고 그곳이 조계사가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영화를 꼭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한다. 요즘 극장 관객이 여러 상황 때문에 줄어들고 있는데, 극장은 제 영혼의 고해성사실이자 우리 영감의 세렝게티 초원이라고 생각한다. 배급사 대표님이 이번 영화를 OTT 채널에 안 푼다고 하니 꼭 극장에서 보셨으면 한다"라고 재차 극장 방문을 부탁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오는 2월 23일 개봉한다. 상영 시간은 146분이고 관람 등급은 청소년 관람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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