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조3261억원, 영업이익 3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0%, 136.4%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8조915억원, 영업이익은 1조2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5.6% 늘었다.
두 회사의 매출은 3조원 가량 차이나지만, 화장품 부문 매출로는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작년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4조923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4조4414억원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 증가와 체질 개선 효과로 높은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채널 강화에 힘을 실어 온 결과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이 약 40% 성장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작년 4분기에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 내에서 애국 소비 ‘궈차오’ 열풍이 불면서 K-뷰티의 입지가 위축된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10%가량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설화수 매출이 같은 기간 30% 늘었지만, 이니스프리 매출이 80% 역신장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 합산 매출이 15% 줄면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
또 고마진 채널인 면세점의 회복이 묘연한 상태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영업 환경에서 국내 면세점들의 중국 다이궁(代工·보따리상) 알선수수료율이 전년 대비 약 5~10%p 상승했다. 이에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에 대한 할인 압박이 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로 다이궁이 국내 화장품 기업에 직접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후의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해 다이궁에 할인판매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지난해 4분기 후를 포함한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12% 감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설화수와 후가 중국 내에서 두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이외의 브랜드의 부진이 크기 때문에 전체 실적 성장을 위해서는 기타 브랜드 육성이 필수적”이라며 “또 중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면세 채널의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북미 시장과 메가 브랜드 육성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