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검증 리스트에 중국 반도체 산업을 위한 핵심 기업 중 하나인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가 포함되었다며, 이는 반도체에 대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중국 SMEE는 중국 내 거의 유일한 노광장비 업체로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핵심 기업 중 하나이다. 노광장비는 극자외선(EUV) 등 빛을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에 비춰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때 쓴다. 그러나 아직까지 SMEE의 기술 수준으로는 회로선 폭이 90나노미터인 반도체에 회로를 새겨넣는 수준에 그쳐 최첨단 반도체 생산 가능성과는 거리가 멀다. 90나노미터 공정은 이미 인텔, AMD,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2000년대 초 도달한 수준의 공정이다.
SCMP는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전략 기술 분야에서 다른 기술을 따라잡고자 하는 SMEE와 같은 기업들에게 더 큰 비용을 치르게 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은 최신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최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춘 네덜란드 ASML이 세계 노광장비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견제로 ASML의 기구를 들여놓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9일 피터 위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ASML이 최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최첨단 노광장비 시스템을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는 허가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의 압력으로 중국으로의 ASML 장비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제품은 크게 노광장비를 이용한 회로 패턴 새겨넣기, 화학 약품을 이용해 필요한 회로를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녹여 벗겨내는 식각, 패키징을 비롯한 후공정을 거쳐 제작된다. 그러나 미세 공정 시대에 접어들면서 최첨단 노광장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루시 첸 이사야리서치 부회장은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일정 수준의 자립을 하는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공정에 사용될 노광장비 기구 개발과 ASML, 캐논, 니콘 등과 경쟁할만한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고 이날 SCMP에 말했다. 그러나 SMEE가 미검증 리스트에 추가된 것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